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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빛 상상 1_후일담

by 인플리

불현듯 어떤 사건에 휘말린 인물이 떠오르곤 했다.


사건은 내가 그 전까지 보고, 듣고, 접했던 글과 이미지가 어찌저찌 조합되어 만들어졌는데, 그 사건의 한복판에서 좌충우돌하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이 ‘쓰고 싶다’는 느낌이 들 만큼 내게 강렬하게 다가올 때 이야기를 끼적이곤 했다.


<숭어>는 정자은행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정자은행을 통해 임신을 했는데, 받기로 한 정자가 아닌 다른 정자로 임신한 걸 알게 된 한 여자가 있다면?’이란 질문이 떠올라 쓰게 되었다.


<드림 셀러>는 돈 버는 법에 관한 영화와 미신에 관한 블로그 글을 보다가 ‘돼지꿈으로 떼돈 버는 방법이 있다고 가르쳐주는 학원이 있는데, 열심히 강의를 들을수록 오히려 돈을 날리는 여자가 있다면?’이란 질문이 떠올라 쓰게 되었다.


<티타임>은 영감에 관한 작가들의 인터뷰를 읽다가 ‘뛰어난 영감이 사실 작가한테서 나오는 게 아니라면?’이란 질문이 떠올라 쓰게 되었다.


인물을 좌충우돌하게 하는 이런 불순한 if를 시작점으로, 앞으로도 계속 상상을 펼쳐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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