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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칠마루 Feb 07. 2024

골절 수술 후 117일이 지나면 뭐가 기다릴까?

그건 바로 와이어 제거 수술

이젠 한 달에 한 번씩 외래 진료를 받게 되었다. 수술 후 100일이 지나 오른쪽 무릎 아래 부분에 대해 CT, X-RAY 검사를 했다. 오른쪽 다리를 다친 이후로 CT, X-RAY를 몇 번이나 찍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많이 의료용 사진을 많이도 찍었다. 영상이 전송되고 정형외과 진료실로 들어서자 검사 결과가 좋다며 의사 선생님은 내가 있는 곳으로 모니터를 돌려 상태를 설명하셨다. 어긋난 곳 없이 부러진 뼈가 예쁘게 아물어 있었다. 아직 뼈가 100% 붙은 것은 아니지만 이젠 달리기도 가능할 것 같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내 현재 상태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었다. 문답형식으로 주치의 진료내용을 써본다.  

   

내 질문 1. 낮은 계단은 보통 사람들처럼 양발을 번갈아 사용하며 내려올 수 있는데 계단이 조금만 높은 곳은 여전히 한 칸씩 내려오게 된다. 다친 발을 디딜 때 약간 불안정한 느낌이 든다. 왜 그러는가?   

   

주치의 답변 : 수술한 지 석 달쯤 지났으면 계단을 내려오는 것에 대해 불편한 게 없어야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수술도 잘 되었고 사진을 봐도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 환자 스스로 불편함을 느낀다면 당분간 천천히 내려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시도해 봐라.     


질문 2. 가끔 발목 재활 운동(발목을 아래로 숙이거나 위로 들어 올림, 양 옆으로 발목을 움직임)을 하다 보면 수술 부위에서 따끔한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다. 운동 중에도 그럴 때가 있어서 순간 멈칫할 때가 더러 있다. 왜 그런가요?     


주치의 답변 : 다친 다리를 수술할 때 대부분 깨진 뼛조각을 흔히 말하는 핀으로 고정(플레이트(네모난 금속판)와 플레이트를 고정하는 스크류(나사)로 나뉨)하는 방식으로 수술한다. 하지만 내 경우는 깨진 조각이 작아서 나사로 고정하다가는 그 조각이 더 잘게 부서질 것 같아 핀으로 고정하는 방법 대신 와이어로 부러진 복숭아뼈를 고정했다. 와이어로 마감한 경우엔 아무래도 철사의 끝부분을 마감 처리해도 마감 부위가 살을 찌르는 경우가 생겨 핀 고정에 비해 수술 부위에 이물감이나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이 더러 있다.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다. 보통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그 부위의 와이어를 제거한다. 제거 수술 후에는 그런 이물감이나 따끔한 통증은 사라질 것이다.      


질문 3. 향후 와이어 제거 수술을 한다면 입원 기간은 며칠인가요? 바로 걸을 수 있을까요?   

  

주치의 답변 : 시간을 잘 맞춘다면 이틀 만에도 퇴원할 수 있어요(웃음). 보통 3일 만에 퇴원합니다. 첫날은 입원 후 피검사와 금식을 하고요, 둘째 날 오전에 수술, 셋째 날에 수술 경과를 보고 퇴원 여부를 결정합니다. 아시다시피 골절 수술 때처럼 아프지 않으니 걱정 마세요. 3개월 후에 다시 외래 진료받으러 올텐데 그때 수술 일정을 정해서 알려주세요.     


지금 내 상태는 다음과 같다. 걷는 것은 보통 사람들과 같이 1~2시간 산책할 수 있다. 속도도 시속 6km까지 낼 수 있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실내 자전거를 타는데 최고 시속 50km였다. 3일 중 이틀은 하루 1시간 동안 페달을 굴리고 있다. 다만 달리기는 내 맘대로 되지 않았다. 트레드밀에서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는 속도가 시속 8km다. 달리기도 걷기도 아닌 속보가 어울리는 수준이다. 주치의 선생님은 아프지 않은 선에서 달리는 속도를 올려보라고 하지만 8km/h의 속도를 넘을 경우 오른발을 내딛을 때 동작이 불안정해져서 더 이상 속도를 못 올리고 있다. 달리기와 벽에 기대 물구나무서기, 줄넘기 등을 못하는 게 아쉽지만 예전에 비해 할 수 있는 운동이 하나, 둘 늘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내와 와이어 제거 수술 일정에 대해 상의했다. 원래대로라면 수술 후 6개월째인 4월에 하는 게 좋겠지만 내가 수술하면 아이들을 봐줄 사람이 없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내 역시 아침 일찍 출발했다 저녁 늦게 올텐데 아내가 한가해지는 5월 중순 정도에나 수술을 할 계획이다. 과연 제거 수술이 끝난 뒤 바로 걸을 수 있을지, 회복 기간이 더 필요할지 그게 염려가 된다.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면 얼마나 될까? 나 때문에 다른 팀원들이 원하는 날 쉬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된다. 생각하면 머리만 아프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일을 염려해 봤자 주름살만 늘어날 뿐, 오늘은 이만 자야겠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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