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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칠마루 Apr 03. 2024

돌고 도는 운동 인생

요즘 운동 방식, 자가 재활치료

      

3일 주기 운동 내용, 방법


3일을 주기로 운동을 하고 있다. 당번, 비번, 휴무일 순이다. 24시간 근무하는 당번 날에는 1시간 동안 걸은 후 상황에 따라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시간이 달라진다(보통 근력운동은 저녁 8시쯤 시작한다). 특히 근력운동은 3가지 운동을 20분 동안 계속해서 반복한다. 턱걸이 1개(올라가서 10초 동안 버티며 천천히 내려온다, 일부러 개수에 집착하지 않는다. 예전 TV에서 본 차인표의 운동방식을 따라 했다, 반복 대신 한 자세를 유지하는 데 중점) → 힌두 푸시업(유도할 때 많이 하는 배밀기, https://youtu.be/DuHnnh3nDJU 영상 참조) 10개 → 런지 양쪽 다리 10개를 무한반복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서킷 트레이닝(순환 운동)을 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헬스장에서 하는 기구를 이용한 운동방식은 나와는 맞지 않았다. 재미가 없었고 힘들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만 있었지, 시간도 안 가고 지루했다. 그러다 찾은 게 맨몸으로 하는 운동 여러 가지를 섞어서 하는 방식이 내겐 가장 잘 맞는 것 같고 부상 위험도 적어서 올해 초부터는 계속해서 이 방식대로 운동하고 있다. 20분 동안의 운동 시간 동안 쉬는 시간은 세트 사이 땀을 닦는 5~10초 남짓한 시간 외엔 최대한 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정말 숨이 찰 때면 20초 정도만 두어 번 호흡을 조절하기도 한다.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는 운동인데 막상 해보면 알게 된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땀이 흘러내리거친 숨을 내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간단한 운동 몇 가지의 조합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신세계를 느낄 수 있다. 궁금하다면 꼭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20분의 순환 운동이 끝나면 1분쯤 쉬고 코어 운동 2세트를 진행한다. 크런치 1분 → 트위스트 크런치 1분 → 브릿지 1분 순서로 진행한다. 앞선 근력운동으로 땀이 충분히 난 상태에서 하다 보니 코어운동을 마치고 나면 옷이 흠뻑 젖어있다. 그 후 거울을 보며 섀도복싱(Shadow Boxing, 상대가 없는 허공에 대고 샌드백 없이 복싱 연습을 하는 것 또는 가상으로 상대를 이미지화하여 연습하는 것- 출처 나무위키) 3분 4세트 후 줄넘기 3분을 하면 딱 1시간의 근력운동이 끝난다. 이때의 느낌은 초등학생 시절,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마무리했을 때의 그 홀가분함이다. 오늘도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끝냈다는 그 가뿐함이 참 좋다.       


그리고 재활운동을 시작한다. 발목 골절 수술한 지 6개월이 다 된 지금은 오른발을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기 각 50개, 발목을 들어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 50개 두 가지 운동을 한다. 다만 그것으로는 굳어진 발목이 180도까지 펴지지 않기 때문에 3월 중순부터 새롭게 시작한 방법이 있다. 바로 무릎을 꿇어 발목을 강제로 펴는 것이다. 그 방법을 쓰게 된 것은 6년 전 양 팔꿈치가 부러져 재활운동을 했던 경험에 비추어 새로 만들어봤다. 그때 나를 진료했던 의사 선생님은 “팔꿈치가 부러졌으니 팔을 죽 펴도 180도의 각도가 나오지 않으면 반대쪽 팔로 눌러서 180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환자가 노력해야 수평으로 펼 수 있지, 아프다고 힘을 줘서 누르지 않으면 절대로 팔을 죽 펼 수 없어요”라고 하셨다. 그때 아팠지만 1달 정도 하루 5분씩 양쪽 팔을 눌러가며 팔을 펴는 운동을 했었다. 그래서 양쪽 팔꿈치가 부러졌지만 무사히 다른 사람들처럼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내 발목도 팔을 다쳤을 때처럼 발목을 죽 폈을 때 180도의 각도가 나오지 않았다. 올해 초만 해도 무릎을 꿇을 때면 멀쩡한 왼발은 발목이 바닥에 닿았지만 다친 오른발은 발목이 바닥에서 4~5cm 떠 있는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내가 오른쪽으로 몸무게를 제대로 실어 앉을 수도 없었다. 또 오른발의 통증도 상당해서 한동안은 무릎 꿇는 방식으로 재활을 시작할 수는 없었다.      


그로부터 1~2달이 지난 요즘은 무릎 꿇는 자세를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 발목이 회복되어 1주일 전부터 다시 재활을 시작했다. 처음 무릎을 꿇을 때만 해도 1분 버티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젠 2분은 채울 수 있다. 연습하다 보니 발목이 펴질 때 느껴지는 통증(태권도 다닐 때 다리 찢는 느낌과 아주 비슷합니다)도 참을 수 있을 만큼 줄어들었다. 가끔 집에서 얼굴을 찡그리며 무릎 꿇고 있는 나를 보며 아내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래, 나 보면서 무릎 한 번 꿇어봐, 그동안 나한테 잘못한 거 많았지? 내가 이번 기회에 다 용서해 줄게” 안 그래도 아픈 것 참느라 힘든데 이젠 아내마저 나를 힘들게 한다.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고, 일부러 아무 말 않고 정해진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무릎 꿇기를 1주일 정도 한 결과 이젠 한 발로 번갈아가며 줄넘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비싼 도수치료 대신 스스로 하는 재활운동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아 정말 다행이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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