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1
<공감의 기술 : 감정을 담은 단어에 집중하라>
1.
A “엄마, 오늘 점심때 돈가스 나~왔~다!.”
B “엄마는 점심때 짬뽕 먹었는데.”
이 대화를 언어영역 수능문제라고 생각해 보자. B의 답변은 자연스러운가?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사람은 오늘의 글을 10번 정독해야 한다.
2.
“어디가 잘못이죠? 같은 점심 이야기로 대꾸했으니 훌륭하지 않나요?”
상대방 말을 열심히 들은 점은 인정한다. 단, 엉뚱한 단어에 동그라미를 쳐서 문제다. 다른 사람의 말을 수긍하고 이해하려면 명사보다 형용사나 부사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단어들 속에 상대방의 심리적 변화가 숨어있다. 상대의 마음을 담은 표현에 주목해야 공통의 감정을 나눌 수 있다. 자녀 대화의 핵심은 ‘나~왔~다’ 부분이다. 아이는 돈가스를 너무 맛있게 먹은 나머지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오, 돈가스. 정말 맛있었겠구나!.”
3.
상대가 강조하고 싶어 하는 그 기분을 잘 알아차리면 ‘공감’의 명수가 된다. 감정 주파수가 공명을 일으키며 서로 마음의 떨림을 느낀다. 감정변화를 잘 감지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공감능력자다. 상대방이 공감을 해주지 않으면 누구라도 무안해 하기 마련이다.
그럼 처음 B의 답변은 어디가 잘못되었을까. 명사와 팩트 위주로 대화를 이어나간다면 그 안에는 아무런 감정도 들어있지 않다. 그저 무미건조한 단순 소재일 뿐이다. 이런 대화방식은 공감이 아니라 ‘소재 공유’라고 부르면 좋겠다. 대화를 계속 주거니 받거니 해도 마음이 별로 즐겁지 않다.
4.
공감까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소재 공유라도 하면 양반이다. 가장 최악은 상대방 대화와 아무 관계없는 나만의 말을 던지는 경우다. ‘점심’이나 ‘나~왔~다.’ 모두 무시하고 완전히 엉뚱한 말만 늘어 놓는다. “그럼 오늘 저녁때는 무엇을 먹을까?”
말하는 사람 혼자만 자연스럽다고 느낀다. ‘상대가 점심 먹은 이야기를 했으니 그다음은 저녁으로 받아야 자연스럽겠지?’. 대화 속에 공통되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 상대는 어안이 벙벙하다. 살짝 황당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일명 ‘동문서답’ 시추에이션이라고 부른다.
5.
어떤 상황에서 대화하든 무조건 지켜야 할 원칙이 하나 있다. 상대방 대화중 최소 하나의 단어 이상은 내 말속에 복사해서 붙여야 한다. 서로의 말속에 공통되는 교집합 부분이 있어야 주거니 받거니 대화가 성립한다. 따스한 공감은 공통의 단어 찾기부터 시작된다.
*3줄 요약
○진정한 소통은 상대방 감정의 이해에서 시작된다.
○명사보다 감정을 담은 형용사나 부사에 주목하면 좋다.
○최소한 하나의 공통 단어를 사용하면 대화가 잘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