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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조직의 리더십 : 건강한 독재가 필요한 이유>
1.
“싫어요, 싫다고요.”
얼마 전 작은 치킨집을 운영하기 시작한 김사장은 조직관리의 대가다. 대기업에서 많은 사람을 거느리며 카리스마 있게 이끌었던 역전의 용사다. 그랬던 그가 22살 알바생 앞에서 이렇게 쩔쩔매고 있다니. 그의 탁월한 능력이 지금 치킨집에서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2.
대기업 출신인 그는 현역 시절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명하복식 강압적인 문화는 과감히 타파하고 말단 직원 의견 하나도 소중히 여기는 스타일이었다. 촉박한 일정에 대해 한마디만 꺼내면 다들 자발적으로 주말을 반납하며 기꺼이 그를 믿고 따랐다.
큰 조직의 리더에게는 실무능력보다 훌륭한 인품이 더 중요하다.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야 여러 사람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각자의 자율적인 성취를 끌어올리면 전체 성과도 퀀텀 점프할 수 있다. 너무 디테일한 간섭은 지양하고 적절한 위임도 할 줄 알아야 한다.
3.
작은 조직은 큰 조직과 생리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치킨집 4명이 근무하는 상황속에서 조직의 힘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나마 4명중 1명은 사장 본인이고 2명은 알바생이다. 임시직은 회사에 소속감을 갖기 어렵다. 여차하면 내일부터 안 나올 준비가 되어 있다.
꼭 알바생이 포함되지 않은 소규모 조직이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단 4명이 꾸려가는 조직에서 최고위층 리더와 신입 직원이 서로 협업을 논하기는 무척 어렵다. 심지어 민주적인 절차를 지향한다는 모토 아래 사장과 신입이 얼굴을 맞대고 회의하면 서로 엉뚱한 대화만 나누기 일쑤다.
4.
‘건강한 독재’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이는 리더가 강력한 결정권을 가지되 구성원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하는 균형 잡힌 리더십이다. 메뉴는 김사장이 결정하고 조리와 서빙 방식은 팀원 의견을 채택하는 식이다. 일일이 조직원 모두의 의견을 물으며 끝없이 설득하려 들면 아무 일도 못한다.
소규모 조직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애자일 운영이 답이다. 건강한 독재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구성원들 아이디어도 잘 반영할 수 있다. 우선 리더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신임을 얻은 뒤 팀원 각자 능력에 따라 업무방식을 재빨리 변형시키는 능력까지 갖추어야 성공한다.
5.
소규모 조직의 대표인 가정에서도 건강한 독재는 중요하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중에 가정 파트를 다들 힘들어하는 이유가 있다. 큰 나라는 오히려 관리가 수월하지만 소규모 가정은 운영원리가 매우 독특하다. 리더십 팔로워십은 물론이고 신속한 소통과 피드백도 중요하다. 가정을 다스리는 자는 천하를 얻을 수 있다.
*3줄 요약
○대기업과 소규모 조직의 리더십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은 조직에서는 건강한 독재가 효과적이다.
○애자일한 조직에서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되 실행 과정은 유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