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7
<얼마나 자주 연락해야 친한 사이일까 : 인간관계의 온도차>
1.
“너는 꼭 필요할 때만 연락하더라?”
“그럼 필요하지도 않은데 왜 연락해야 해?”
막상막하다. 사람마다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이 이렇게도 다르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잘못은 아니다.
2.
인간관계는 거리감과 친밀감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다. 남이면 절대 볼 일이 없고 가까운 사람은 자주 보면서 서로의 소식을 전한다. 이때 ‘자주’에 대한 입장 차이가 발생한다. 어느 정도의 빈도가 되어야 자주일까?
A. “그래도 매주 한번은 연락을 해야죠.”
B. “1년에 한 번 안부 주고받으면 충분하지 않나요?”
이 두 사람은 절대 친분을 유지할 수 없다. A에게 B의 행동은 ‘고객 관리’처럼 느껴진다. B에게 A는 스토커 같다. 각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아 관계를 맺는다.
3.
빈도 외에 깊이도 문제가 된다. 어디까지 서로 알고 지내야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고민이다. 연말에 생존신고만 주고받는 수준부터 요즘 옆자리 김대리가 뺀질거린다는 최신 뉴스 공유까지 다양한 레벨이 있다. 형제나 가족관계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트러블은 매우 흔하다.
“저는 알고 지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전부 안부를 챙길 수가 없어요.”
깊이를 추구하는 사람과 넓이를 원하는 사람이 만나면 비극이 시작된다. 사람마다 제각각인 성격차이도 한몫한다. 혼자 조용히 사색과 음악을 즐기는 이에게 커피 마시자, 술 마시자 하면 이보다 심한 고문이 없다.
4.
서로 상대의 마음이 궁금하다. 내가 상대를, 상대가 나를 얼마나 중요한 사람으로 생각하는지가 핵심이다. 그 마음을 속 시원히 알 길이 없으니 자주 보고 근황을 교신하는 방식으로 속내를 짐작한다. 마음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행동을 하게 되어 있다.
“꼭 말로 해야 아나요? 저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바쁘고 번거로워서 행동만 안 할 뿐이에요.”
가족이나 동창생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달려가는 슈퍼맨들이 있다. 평소에는 아무 연락도 안 하다가 큰일이 생기기만 하면 발 벗고 나선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지만 인간관계를 고난 극복 대비용 보험 성격으로 만 생각하면 너무 서글프다.
5.
“이번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말이야...”
상대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더라도 너무 서운해하지 말자. 이런 일이 생겼지만 그가 모두에게 연락을 다 돌리지는 않았다. 그나마 당신은 선택받았다고 생각하라. 도움을 베풀면서 애정을 확인하면 된다. 상대가 그 고마움을 알고 처신을 달리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3줄 요약
◯인간관계에서 연락 빈도와 깊이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없으니 행동으로 그 마음을 가늠하게 된다.
◯필요할 때만 하는 연락도 일종의 선택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