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나, 너 정체가 뭐야?
모아나는 우리의 마당 고양이가 되었다.
빌린 집이라 집 안에 들일 수는 없었다.
나+남편+모아나의 일과
아침에 일어나면 모아나가 잘 있는지 확인한다.
밥과 물을 챙겨주고 마당에서 산책하며 놀다가
낮에는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둥글둥글한 성격 덕에 고양이 친구들도 많아 보였다.
우리가 집에 돌아오면 모아나도 집에 온다.
오후 내내 간식 먹고 함께 놀다가
모아나는 마당에 마련해 준 집(상자)에서 잠을 잔다.
모아나는 야행성인 탓에 늦은 새벽에 집을 비울 때도 있었지만 아침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에 집에 돌아오면 빨리 의자에 앉으라고 나를 쫓아다니며 잔소리했다.
자연스럽게 고양이 책을 한 권 두권 빌려 읽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보며 고양이 언어를 익히기도 했다.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모아나 배를 문지르거나(고양이는 배 만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아나가 꼬리를 탁탁 치며 귀찮다는 신호를 보내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더 귀찮게 할 때도 있었다.
젠틀한 모아나는 나의 무지한 행동을 너른 마음으로 눈감아 주었다.
육지에서 가족들이 오면 모아나와 함께 마당에서 캠프 파이어를 즐겼다.
가족들도 상냥하고 착한 모아나와 금세 사랑에 빠졌다.
이 작은 존재가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니.
점점 날도 풀리고 우리의 제주생활에도 생기가 돌았다.
모아나의 존재 덕분에 더 이상 제주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집에 살지 않기에 우리가 완전한 가족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했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 집에 사는 1년 동안은 모아나를 정성껏 돌봐주기로 했다.
그 이후의 일은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부터 모아나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도 외출을 하려고 차 타고 나가는데 낯선 집 담벼락에서 모아나와 마주쳤다.
"엥? 쟤 모아나 아니야?"
"맞는 것 같은데?"
"쟤가 왜 저 집에 가있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아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를 쳐다봤다.
생사람고양이 잡는다는 듯한 그 표정은 또 뭐고?
모아나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낯선 남자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 고양이 주인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