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빈 Jan 28. 2024

일단 그냥 해 보는 것

한 달에 한 번은 낯선 카페

일주일에 한 번은 새로운 사람과 밥을 먹어보고, 한 달에 한 번은 낯선 동네에 커피를 마시러 가고, 한 달에 한번은 아예 다른 일에 도전해 본다. 새로운 취미를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의심하지 말고 일단 그냥 해 보아라.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 중에서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 는 딸에게 돈 공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창 낯선 일에 빠져든 나로서는 위의 문단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일단 일주일에 한 번 새로운 사람과 밥을 먹는 건 재택 근무를 하는 프리랜서로는 어려운 일이다. 한 달에 한 번 아예 다른 일에 도전하기도 좀 벅찰 것 같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하지만 한 가지는 별 부담 없이 가능하다. ‘한 달에 한 번은 낯선 동네에 커피를 마시러 간다.’     

 

매주 낯선 일을 찾아서 하기도 좀 역부족이라, 한 달에 한 번은 낯선 동네에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을 월간 루틴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그동안 ‘소소하지만 낯선’을 실행하면서 꼬박꼬박 한 달에 한 번 낯선 동네에 커피를 마시러 가시지는 않았다. 2024년을 맞아 다시 월간 낯선(동네의) 카페를 실행하는 것으로!     


‘소소하지만 낯선’ 목록에서는 처음으로 낯선 동네에 커피를 마시러 갔을 때의 경험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7th 본의아니게 굴뚝방 맛집에 감. 일하거나 공부하기 좋은 모드의 카페였다.     


당시 나는 동료들과 동천역에 두어 번 들른 적이 있었다. 동천역 근처에 좋아하는 조개구이 맛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천역은 그때 살던 집에서 별로 멀지 않았고 동네 분위기도 왠지 마음에 들었다. 혼자서 낯선 일을 해보기에 제격이라는 느낌이 왔다. 부담 없이 카페에라도 들러보기로 했다.     


검색을 해보니 동천역 근처 유타워라는 건물에 솔티 브라운이라는 카페가 적당해 보였다. 카페를 찾을 때 중요한 점은 찾기 쉬워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심각한 길치이기 때문이다. 사실 역 바로 옆에 있는 유타워 건물에 있는 이 카페를 찾는 데도 몇 바퀴 돌았는데 그 정도면 나 같은 길치에게는 무난했다고 본다.     


솔티 브라운은 썩 호감이 가는 카페였다. 널찍했고, 노트북을 들고 와 개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조용하고,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라는 뜻이다. 처음 갔기 때문에 그냥 커피만 마셨다. 카페에 갈 때는 노트를 한 권 들고 간다. 낯선 카페에 갈 때는 주로 요즘 꽂혀 있는 실행 노트를 들고 간다.     


실행 노트란 무엇인가? 내게 ‘소소하지만 낯선’을 시작하게 만든, 아이디어 노트 쓰기 모임에서 배운 노트 쓰기 기법이란 아이디어 노트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를 실행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노트 쓰기다. 이 노트를 꾸준히 쓰고 있는데, 실행 노트라는 이름 치고 실행이 더디기는 하지만 어쨌든 덕분에 주간 ‘소소하지만 낯선’ 은 지키고 있지 않은가?     


어쨌거나 낯선 동네의 카페에서 노트를 쓰는 느낌이 제법 신선하고 설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솔티 브라운은 굴뚝방 맛집이었다고 한다. 한 번 다시 먹으러 가겠다고 해놓고 1년이 넘도록 가질 않고 있다. 글에라도 ‘조만간 가야지’ 라는 흔적을 남겨둔다. 이 글을 다시 읽으면 가야겠다는 마음이 다시 생기겠지.     


처음 글을 시작하며 인용한 글에서 또 한 가지 와 닿은 부분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의심하지 말고 일단 그냥 해 보아라.’이다. 작년에도 낯선 취미(합창단)에 도전해 보았고, 올해도 또 다른 취미를 계획 중이다. 한 달에 한 번 아예 다른 일도 좀 더 모색해 보기로 한다. 겁이 날 때, 이런 걸 해야 하나 싶을 때, 귀찮을 때 ‘일단 그냥 해 보아라’ 는 말을 떠올리기로 한다.     


그러니까 소소하지만 낯선 일은 ‘일단 그냥 해 보는 것’.      

저런 문구가 있었는데 왜 굴뚝빵 안 먹고 왔지?


작년 가을, 또 한 번의 낯선 카페. 안국역 근처의 기억하고 싶은 카페 기억. 차가 너무 강렬하게 나왔네.


한옥식 카페라 더욱 느낌이 좋았다. 

이전 02화 동네에서 사브작사브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