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코노와 만화카페
‘소소하지만 낯선’ 이니까 가볍게 시작해 보자. 일단 이어가만 보자고 마음 먹었다. 용인 신동백에 살고 있던 터라 좀 더 활기찬 동백으로 걸음을 옮겨 소소하게 낯선 일을 굴려보았다.
고등학교 때와 대학교 때만 해도 노래방 죽순이었다. 친구와 노래방 앞에서 만나고 최장 5시간까지 노래를 부른 적도 있다.
용인으로 이사 오면서 친구와도 멀어지고, 노래와도 멀어졌다. 그러다 <나는 솔로>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한 출연자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혼자 코인 노래방에 간다는 것이 아닌가!
혼코노! 노래방 죽순이던 내가 아직 혼코노를 해 본 적이 없었다. 무작정 코인노래방을 가 보았다. 천원이면 두 곡을 부를 수 있다. 아니 그런데! 다섯 시간을 부르던 내가 여섯 곡 만에 지쳐버렸다.
혼코노는 이후 두 세 번 가보고 멈추었는데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가 보고 싶다. 한창 싱어게인 3을 즐겨 보았던 참이라 조만간 ‘아프고 화나고 미안해’부터 부르러 가야겠다.
3rd 혼코노를 해 봄. 한때 노래방 죽순이었는데 30분 부르고 지쳤다.
두 번째로는 만화카페 체인점인 벌툰에 가 보았다. 만화카페는 친구와 함께, 모임에서는 한 두 번 가 보았기 때문에 진정 낯선 일인지 애매한 감이 있다. 하지만 오랜만이고 혼자 새로운 만화 카페에 가 보았으니 우겨넣어 보았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주섬주섬 하다가 드라마로 유쾌하게 보았던 ‘중쇄를 찍자’ 로 손을 뻗었다. 만화카페에서 느닷없이 ‘인간력’ 이라는 단어를 곱씹어 보았다. ‘인간으로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오래 기억해 두고 싶다.
4th 동네 만화카페에 가봤다. 키오스크 사용 어렵다. 뭐든 처음 할 때마다 왤케 헤매지? 헤매면서 성장중일까?
소소하지만 낯선 미션을 통해 한 뼘이라도 더 성장하고 넓어지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 본다. 사브작 사브작 소소하지만 낯선 기운을 이어가던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