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그리고 소원

  도스토옙스키는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지금 내가 걸어가는 삶이 나의 아내와 나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삶이 되기를 소원한다.     

   당신. 내가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문세 가수는, 내가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건 그대 내 생각하고 계신 거죠, 라며 열창을 한다. 오늘따라 그 노래가 혀끝에서 맴돈다. 갑자기 눈시울이 적셔지는 건 아마도 어디선가 당신이 날 그리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당신의 삶과 나의 삶이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만들겠지 싶다. 당신이 그립다. 날이 추워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손끝이 시리다. 출근하는 당신의 손과 발이 나를 그리워하는 당신의 마음이 춥지 않기를 소원한다. 당신의 고통이 그리고 나의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비가 촉촉이 내리는 오늘이다. 가치의 철학적 정의를 접하게 되었다. 가치란 인간이 대상과의 관계에 의해 지니게 되는 중요성이다. 인간, 대상, 관계. 흔히들 타인에 대해 가치를 내리고 그 가치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고 나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 번째요,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이와 같다는 십계명의 말씀이 있지만 오늘도 내 입맛에 맞는 지인들과의 수다와 그들과의 한 잔이 편하다.

  오늘, 이 밤. 내게 무한한 그리움의 가치를 품게 만든 당신. 내가 못나서 내가 성인이 아니기에 원수까지 사랑하진 못하지만 외롭진 않다. 나에겐 네가 있으니. 사랑한다. 내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