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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by 김선태 Mar 13. 2025

  지난 출장길에 에버노트에 메모해 놓은 글을 발견했다. 내가 설득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행복하게 해주어야 하는 사람. 이 얼마나 감동적인 말인가. 멋진 말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가 틀린 것이 아니고 단지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것도 벅찬데 어찌 그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갑자기 머리를 때린다.

  예쁜 꽃, 향기로운 꽃, 멋진 꽃, 못생긴 꽃, 악취를 내뿜는 꽃, 꼴불견 꽃. 모든 꽃에는 벌과 나비가 모이고 나름의 자태를 뽐내며 살아간다. 내가 싫어하든, 남이 좋아하든 꽃은 꽃일 뿐이다. 그 존재의 가치가 훼손되어선 안 된다. 사람도 이와 같으니 그 사람이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그 삶을 깎아내려선 안 되는 일이다. 딱 거기까지다.

  난 나의 심장, 나의 품, 나의 깊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설득은 고사하고 포기하고 미워하는 사람도 있는 마당에 이 무슨 호기로운 메모인가 싶다. 나는 단지 나의 존재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줄 수 있길 소망한다. 아파 보이면, 어디 아퍼? 기분 좋아 보이면, 좋은 일 있어? 슬퍼 보이면, 뭣이 그리 힘들어? 화나 보이면, 어떤 놈여? 이렇게 말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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