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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손을 씻는다. 손에 비누를 묻혀 빡빡 문지른다. 거울을 한 번 본다. 어라! 저게 뭐시여? 코털 하나가 삐져나왔다.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가 있나?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새끼손가락을 쭉 펴서 밀어 넣는다. 손을 씻은 후, 손바닥으로 물을 받아 입도 헹군다. 그리고 다시 거울을 본다. 엄마가 만들어준 잘생긴 얼굴을 다시 감상하는데…. 어라! 또 나왔네! 안 되겠다 싶어 엄지와 검지에 힘을 주어 뽑기를 시작한다. 잘 뽑히지 않는다. 세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뽑았다. 그리고 빙그레 웃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자세히 보니 또 하나가 삐져나왔다. 어라! 또 나왔네! 이번엔 능숙한 솜씨로 뽑았다. 헐! 이게 웬일? 이건 뭐지? 코털이 크리넥스 티슈도 아니고 하나 뽑으면 하나 나오고, 또 하나 뽑으니 또 하나 나온다. 그래서 코털 3개를 뽑았다. 점심 먹은 에너지를 모두 썼다. 더운 여름날, 코털 하나도 나의 맘대로 되지 않는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