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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찹냐

by 김선태 Mar 23. 2025

  잠시나마 친구들 입가에 웃음이 머물기를 바란다. 방바닥에 펑퍼짐하게 누워있는 나. 푸짐한 저녁 식사 덕에 남산만 한 배가 엎어진 종 모양이다. 부엌에서 돌아오신 엄마는 방바닥에 붙어있는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그리곤 다정하게, 비개가 야찹냐? 이거 포개서 베. 야차믄 목가지 아퍼, 라며 얘기한다. 엄마는 노상, 아들 처지에서 생각한다. 반백 년을 살아온 아들도 한없이 어려 보이나 보다. 아들에게 야찬 비게 하나를 던져주시며 포개서 ‘베란다’. 물론 아파트 앞 베란다는 아니다. 이쯤 읽었을 때 입가에 작은 웃음이 지어지면 출생지가 시골임이 틀림없다. 백 퍼센트다. 만약 갸우뚱하면 도시 태생일 테다. 혹시, 이 글을 읽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다면 내 친구가 확실하다. 우린 촌놈이다. 고향 집 엄마를 생각하며 소리 내서 한번 읽어보자.     

 비개가 야찹냐? 이거 포개서 베. 야차믄 목가지 아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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