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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창고 Jan 21. 2022

눈이야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남벽으로 가는 길

온 세상이 하얗다


하얗게 변한 구상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눈

말간 햇살이 어울려

춤을 춘다


시간이 멈추고

생각도 멈추고

고요만 남은 곳


마음의 티끌이

눈밭에서 뒹굴며

맑아지는 곳


세상의 모든 오염

사라진

순백의 나라


가슴속 깊은 곳에서

웃음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눈이야

눈이라고

눈처럼 하얘진 마음이

자꾸 눈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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