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브랜드 팬덤 만들기
팬덤 현상이 일어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브랜드와 팬은 관계를 4단계로 형성합니다.
첫 번째는 서로 감정적으로 친해지고, 두 번째는 감정적으로 동일시하면서 나와 같은 대상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브랜드의 세계관에 동참하고, 네 번째는 심리적인 부분까지 완전히 몰입하게 됩니다. 즉, 브랜드와 팬이 같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팬은 매슬로우 욕구 3단계인 사랑·소속감(love/belonging)을 충족합니다. 사랑은 인류가 태어나면서 부모로부터 가장 먼저 경험하고, 삶에서 지속적으로 열망하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팬을 존중하고 팬은 브랜드를 동경하면서 욕구 4단계인 존중(esteem)을 충족합니다.
더 나아가 특정한 문화를 함께 만들어내는 성취감을 느끼면서 욕구 5단계인 자아실현(self-actualization)의 단계까지 진화합니다.
그러므로, 팬덤을 형성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더 높은 차원을 만족감을 주는 강력한 욕구 충족의 단계입니다.
팬덤을 형성한 브랜드가 고객에게 주는 가장 큰 감정은 무엇일까요, 매슬로우 욕구 3단계인 사랑의 욕구입니다. 고객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인간 노출입니다. 마케팅은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가장 인간적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진정한 관계에서 오는 만족감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접촉과 진정한 친밀감, 사람다운 경험에 목말라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의 과정을 브랜드에 대응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어떤 물건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사랑한다’고 까지 표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람'이 대상이 될 때 좀 더 몰입되기 쉬운 감정입니다.
사람들이 브랜드 또는 회사를 사랑하게 하는 것보다 브랜드의 사람들, 즉 직원, 대표, 모델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게 훨씬 더 쉬울 수 있습니다. 이들을 통해서 브랜드의 멋진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원대한 의도를 표현하고, 꾸준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이 바로 '인간 노출’입니다.
진정성이 담긴 직원 제작 콘텐츠를 통해서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인간미를 느낍니다. 이러한 직원들의 개인 브랜딩이 모여서 회사의 브랜딩이 됩니다. 새로운 마케팅 임무는 고객들이 브랜드 이야기를 자신들의 대화 속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시장을 ‘대화'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B2B 회사가 고객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요?
허브스팟 (HubSpot)이라는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 IT 솔루션 회사는 고객의 성공을 진심으로 도움으로써 ‘사랑’이라는 감성적인 연결 관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허브스팟의 직원들은 실제 돈을 지불하는 고객사가 되기도 전에 고객사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기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고객 중심의 3가지 핵심가치를 “고객을 끌어당기고(Attract), 고객을 참여(Engage)시키고, 고객의 성공시켜서 기쁨(Delight)을 준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북, 템플릿, 웨비나 등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허브스팟의 무료 온라인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에게 전문가 인증 자격증을 발급해 주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과 질문하고 답변할 수 있는 무료 채널을 상시로 운영하면서 고객사의 성공을 진심으로 돕고 있습니다.
실제 허브스팟이 매년 개최하는 “인바운드 고객사 컨퍼런스” 영상을 보면 마치 팝 콘서트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허브스팟에게 열광하는 고객사들의 참여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허브스팟의 매출은 2007년 25만 5000달러에서 2021년 5억 1300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현재 약 100여 개국에 6만 8000여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지요.
둘째, 인간 주도적 마케팅입니다. 완벽해지려고 하기보다 고객을 친구처럼 대하고, 고객의 생활 방식에서 우리 브랜드가 필수적인 부분이 되어야 합니다.
레드불은 동영상, 소셜미디어, 블로그, 잡지, TV 등 모든 미디어를 동원해 고객의 관심사를 콘텐츠로 제작해 제공합니다. 브랜드 밸류 프로포지션을 에너지 드링크로 정하고 '삶에 열정이 있는 사람들의 날개를 펼쳐줍니다.'라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2012년 레드불은 콘텐츠의 힘을 증명하게 됩니다. 레드불의 우주 낙하 프로젝트 '스트라토스'는 스카이다이버인 ‘바움가르트너’가 약 39km 상공에서 자유 낙하하는 익스트림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에서는 성층권 점프로 많이 알려져 있지요. 이 프로젝트는 50개국, 103개 매체를 통해 인터넷에 생중계되었고, 누적 시청자 수는 4억 8천만 명이나 되었습니다. 레드불은 이 프로젝트 연구 비용으로 734억 원 정도가 들었는데 광고 효과는 2배 이상인 1783억 원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자사 제품이 아닌 콘텐츠로 고객에게 용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노력이 대담해 보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랑’을 통해서 고객에게 감탄의 순간을 이끌어 냄으로써 팬덤 모멘텀을 만든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어떤 요소들이 궁극의 브랜드 팬덤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