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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손이 Jan 11. 2021

바다와 다현

거북손이의 육아 스케치 No.33

조금 큰 셔츠를 펄럭이며 해변을 걷는 다현이 모습은 꼭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귀여운 아기 거북 같았어. 거대한 세상의 한쪽에서 나름대로의 걸음을 걷는 네 모습이 귀여워 엄마는 얼른 카메라를 켰지. 그런데 멀리 파도가 잔잔한데도 덜컥 겁이 나더라. 뛰어가서 손을 잡아주니 너는 그제야 파도가 무섭다며 칭얼걸렸어. 그래서인지 김기림 시인의 ‘바다와 나비’가 떠오르더라. ‘아무도 그에게 수심의 깊이를 알려준 적이 없기에......’ 어린 너의 날개가 바닷물에 절고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지 않도록 엄마가 너를 살뜰히 보살피고 수심의 깊이도 알려줄 거야. 하지만 언젠가 엄마조차 모르는 어떤 바다는 너만의 힘으로 건너야겠지. 다현아, 엄마는 네가 바다처럼 담대하고 웅숭깊은 사람이 될 거라고 믿는다. 


202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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