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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손이 Aug 26. 2022

Under the Sea

거북손이의 육아 스케치 No.46


"엄마 바닷속이 엄청 화려해요!" 스노클링 마스크를 걷어 올리며 다현이가 놀라 외쳤어. 무섭다고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겨우 들어가 본 바다였지. 정말이지 마나가하섬 바닷가의 물고기들은 알록달록 빛나고 곱기만 하더라. 우리는 뾰족뾰족한 산호를 조심하며 한참 동안 스노클링을 하다가 물을 튕기며 놀기도 하고 도시락을 먹고 해변을 기어 다니는 소라게들을 구경하기도 했어. 날씨도 좋고 바다도 좋고, 무엇보다 얼마든지 그리워해도 좋은 순간이 생겨서 참 좋았단다. 


겉보기에는 푸르기만 한 잔잔한 바다 밑에 그렇게 화려하고 멋진 세상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지 않니? 바다는 아직 인간이 알지 못하는 신비로 가득 하대. 그래서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단다. 엄마는 우리 가족이 심해에서 헤엄 치는 상상을 해봤지! 너희가 좋아하는 귀여운 문어를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오래되고 신비로운 대왕조개가 허락만 한다면 예쁜 하트 모양의 빨간 진주를 따와 목걸이로 만들어보는 거야! 거북이 등에 타고 초고속으로 달려 보기도 하고 꽃게한테는 우현이 이발을 맡겨볼까? 그러다 한동안은 햇빛이 산호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소리를 듣고 싶구나. 그건 아마 시처럼 아름다울 거야.   


얘들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가끔은 낯선 세상 속으로 용감하게 들어가 보자. 그 속에서 재밌는 경험도 하고 즐거운 상상도 많이 해보는 거야. 알 수 없는 신비로 가득 찬 세상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들을 가늠해보다가 운이 좋으면 그중 하나쯤은 붙잡아 볼 수도 있겠지? 너희가 그런 행운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202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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