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손이의 육아 스케치 No. 47
차 안에서 너희들이 좋아하는 동화 뮤지컬 '알라딘'을 듣는 중이었어. 다현인 잠들었고 우현이가 심심해 보이기에 엄마가 질문했지.
"우현아, 알라딘처럼 우현이에게도 마법의 램프가 있다면 세 가지 소원 뭐 빌 거야?"
우현이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어.
"음... 지구에 쓰레기가 없어지게 해 달라는 거 하나랑..... 자동차가 매연을 뿜지 않게 해달라고 또 하나!"
얼마 전 지구 온난화로 살 곳을 잃어가는 북극곰이 엉엉 울고 있다는 과학동화를 읽었는데 과연 우주와 환경에 관심이 많은 우현이 다운 멋진 대답이었단다.
"아,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대학생이 돼서 엄마를 번쩍 안아주고 싶어요!"
순간 엄마 마음속에 따뜻한 온기가 사르르 퍼졌어. 아빠는 부러운지 옆에서 "나는! 나는?!" 하고, 엄마는 아빠가 웃기고 우현이가 귀여워서 오랜만에 깔깔대며 웃었지.
세 가지 소원 모두를 다른 존재들을 위해서 쓰는 건 알라딘조차 하지 못했던 용감한 일이란다. 여섯 살 너의 소원은 욕심 없이 맑고 따뜻하구나.
네가 훌쩍 커서 대학생이 됐을 땐 정말 북극곰의 세상이 시원하고 지구도 깨끗했으면 좋겠다. 엄마는 나이만큼이나 무거워졌을 테지만 너의 여섯 살 소원을 위해서라도 꼭 들어 올릴 수 있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볼게.
엄마 소원은 좀 초라하지만, 똥배가 안 나오는 거야. 영원히...
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