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생들이 좋다!
지역 새마을 작은 도서관에서 블로그 교육을 하고 있다.
3개월 단위로 모집했고, 마침 5,6,7월 3개월을 마친 시점, 도서관 관장님께서 초등학생들 강의도 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그럴까요? 안 그래도 중학교 가면 수행평가로 발표 수업도 많이 하던데, 캔바 수업은 어때요?"
"좋은데요. 그런 수업은 엄마들도 좋아하죠!"
관장님께서 긍정적으로 답변 주셔서 4회 차 캔바 수업을 준비했다.
학교마다 개학일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2주간 4회 차 진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캔바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면 재미있을까?'
어른 수업은 재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좋은 정보를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재미없어도 수업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 수업은 다르다. 아이들에게 배울만한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미가 없으면 아이들은 다음 수업에 오지 않을 수 있다.
학원이 아닌 방학 특강은 더욱 그럴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수업에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게 이번 특강의 목표였다. 단순히 디자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자인 프로그램은 부가적인 도구로 활용하면서 발표수업을 할 수 있게 수업 계획을 세웠다.
4회 차 강의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1회 차는 캔바 익히기, 여름방학 계획표 짜기
2회 차는 자기 소개하기
3회 차는 내가 좋아하는 책 소개하기
4회 차는 제주 여행지 소개하기
캔바의 기본적인 기능을 설명했다. 설명이 길어지면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빙고게임판 만들기를 하면서 세부적인 기능을 설명했다. 그냥 설명하는 것보다 작업물을 완성하면서 실습하는 것이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첫 시간에는 여름 빙고게임판을 만들었는데, 돌아가면서 빙고칸에 들어갈 단어를 이야기하고 캔바 요소를 활용해서 꾸몄다. 그리고 배운 내용을 활용해서 여름방학 동안 이룰 목표를 정했다.
2회 차에는 자기소개 자료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내용으로 나를 소개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색은 무엇인지, 좋아하는 놀이는 무엇인지, 여가 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는지 등 나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생각해 본 내용을 캔바를 활용해서 시각화했다.
발표를 할 때는 조금 부끄러워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만든 자료를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에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3회 차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거나 작은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서 한 권을 골라 소개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표지를 캔바에 업로드하는 법을 익히고, 사진 프레임을 활용해서 사진을 디자인화 하는 법을 배웠다.
뿐만 아니라 책 소개를 할 때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해보고, 왜 이 책을 골랐는지, 작가는 누구이며 다른 저서는 무엇인지, 줄거리는 어떻게 되는지, 가장 감명 깊었던 장면이나 문장은 무엇인지, 별점은 몇 점을 줄 건지 생각해 보면서 자료를 완성하고 발표했다.
4회 차에는 제주 여행지를 소개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에게 제주 여행지를 소개한다면, 어디를 소개할까?"라는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제주에 대해서 일반적인 정보를 적은 페이지를 완성하고, 내가 좋아하는 제주 여행지 3곳을 뽑아 소개하거나 한 곳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료를 만들었다.
마지막 수업날, 한 아이가 예쁘게 포장한 선물을 내밀었다. "캔바 선생님, 그동안 잘 가르쳐주셔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요. 또 오세요."라고 쓰인 과자꾸러미였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살짝 눈물이 맺힐 뻔했다. 학교에서 캔바를 많이 해봐서 이미 사용법을 많이 알고 온 친구였는데 워낙 조용한 친구여서 재미있어하는지 신경이 쓰였었는데 예상치 못한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으니 감동이 두 배였다.
매 시간 어머니들께 오늘 수업 내용과 사진, 그리고 아이가 완성한 자료를 보내드렸다.
“아이가 캔바 수업을 너무 기다려요.”,
“벌써 끝난다니 아쉬워해요.”
이런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힘이 났다.
역시 초등학생들과 하는 수업은 어른 강의보다 반응이 훨씬 분명하다. 좋아하면 좋아한다는 게 바로 드러나고, 흥미가 없으면 금세 집중이 흐트러진다. 그래서 두렵기도 하지만, 아이들로부터 “재미있었다”, “또 하고 싶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그 기쁨과 보람은 배가 된다.
이번 방학 특강은 캔바 사용법을 배우는 시간을 넘어, 아이들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며 자신감을 얻는 자리였다. 작은 도서관에서의 이 경험이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오래 기억될 값진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