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수 있는 시간은
이미 지난 걸 우리는 안다
우리가 되어 보낸 시간도
역시 돌아오지 못하는 걸 안다
밝기만 한 건 아니지만
어두워도 우리라서 헤쳐나갔고
우리라서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 거리에는 나만 있다
불같은 사랑이었는지
아니면 시린 이 같은 고통이었는지
기억은 퇴색되고 추억만 남아
그리움에 쌓인 우리만 생각이 난다
나 홀로 걷는 거리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된 건
어쩌면 우리가 잊히는 순간이
한걸음 더 다가온 거일 지도 모른다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진 건지
너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
섣불리 전화번호를 누르지 못하지만
이 거리는 고민하는 나를 기억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