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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May 06. 2024

생의 끝자락에서



< 생의 끝자락에서 >




나는 지금

평온과 한적함 속에 있습니다


메마른 외침과

공허한 울부짖음으로

사막 같던 날들은

저만큼 밀려가 버렸습니다


높은 파도에 시달리다

마침내 해안가에 떠밀려 온

낡은 조각배처럼

바다는 머언 추억이 되었습니다


못 견디게 괴로웠던 날들도

참기 힘들었던 생의 파편들도

대답 없던 삶의 의문들도

부질없는 허공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평온 속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의문도 없습니다

그저 애타게 지나왔던 날들만이

나를 대견하게 합니다


지금 삶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그대에게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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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라고'의 의미는

지나왔기 때문에 아무것도 아니게 여겨진다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란 것이 고통이든 기쁨이든 결국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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