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동네 이름은 안창마을 >
부산에 많고 많은 산복도로
그 어느 한 길을 따라
마을버스가 다니고 마을버스는
(마을버스는 대부분 고물차다)
출퇴근 시간엔 언제나 만원이다
물론 요금은 만 원이 아니다
산복도로 끝까지 가서
마을버스 종점에 내리면
20년도 지난 무허가 건물들이
요행히 내 집을 가지게 되기를
달빛처럼 꿈꾸며
스레트 지붕 아래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산다
사방이 산이고 언덕이라
새벽마다 약수를 뜨러 다니고
봄에는 영불사가 있는 언덕에서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고
아직도 마을에 진달래 개나리가
피어나는 그 동네
이름은 안창마을이다
-[그래도 인생은]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