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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May 30. 2024

매미 소리



<  매미 소리  >





매미들의 노랫소리가 찌르르르

아우성처럼 울려 퍼지는 늦은 아침


입추가 지나고 난 뒤의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처연하다 못해 초연함을 느끼게 한다


7년을 땅속에서 번데기로 살다

여름 한철 날개 달고 울다가는 매미


한여름을 다 지내고 이제는

서늘한 바람에 떨어지고야 말

검푸른 잎사귀들 사이에서 울어 대는 그 울음소리는

서글픔의 노래 아니면

한 세상 잘 살다 가노라는 작별 인사인 걸까


나는 그 노랫소리와 함께 인생을

토론하고 싶어진다

매미와 함께 술잔 앞에 놓고

긴 어둠과 짧은 인생에 대해 논하며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웠노라고

뮤지컬처럼 노래하는 매미에게

파안대소로 맞장구를 치며

결국엔 아무것도 남지 않을 인생을 위해

술 한 잔 따르고 싶다








-[그래도 인생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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