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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Jun 16. 2024

호박꽃


<  호박꽃  >





초록빛 뚝 뚝 맺힌

잎사귀 사이로

노을 같은 황금빛 꽃잎

꿀단지처럼 열매 하나씩

끌어안고

꿀꺽 침 넘어갈 듯

무르익는 호박꽃


할머니의 눈길로

돌보는 둥 마는 둥

키워 놓은 호박 덩굴

꽃은 금덩이처럼

노랗게 겨워 주홍색으로

마음 물들이고


지나가는 길손들

둥근 호박 슬금 쳐다보며

속으로만 침 삼킨다







-[그래도 인생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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