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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구름 Apr 24. 2024

심리검사 후기

2시간의 집중이라니


 이번 회차는 상담 대신 심리검사를 진행하고 다음 회차에 심리 상담을 이어가기로 했다. 내가 하게 될 검사는 MMPI-2 다면적 인성검사, TCI-기질검사, 문장완성검사였다. 각각 문항도 많은 편이라 예상시간은 2시간 또는 그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안내를 받았다. MMPI-2는 문항이 567개였고 네 아니오로 답하는 테스트다. MMPI-2는 기존의 MMPI 검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MMPI(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검사

MMPI검사는 1943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Starke Hathaway와 Jovian Mckinley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다. MMPI검사는 양과 다양성 측면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연구를 수행하여 개발된 만큼 현재까지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개인의 성격 특성 및 정신병리적인 심리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검사로 알려져 있다. MMPI검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장면에서 환자들의 정신 병리를 더 신뢰할 만하고, 효율적으로 진단평가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자기 보고식 검사다. 뿐만 아니라 현재 심리상태, 스트레스의 정도, 정서적 적응 수준, 검사에 임하는 태도 등 다양한 심리내적 영역과 심리상태 전반을 체계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검사다. - 나무위키 





 567문항을 쉬지 않고 한 번에 몰아서 다 답변하려다 보니 210번대인가 그 정도 즈음에서 한두 개 집중력이 흩트려져서 잘못 기입하는 일이 생겼다. 가져간 카페라테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집중해서 마지막 문항까지 모두 답했다. 그런데 성격이 급해서인지 브레이크 타임을 갖고 다음 검사를 시작해도 되는데 빨리 끝내버리고 싶어서(학창 시절 시험시간에도 늘 그랬음;;) 쉬지 않고 바로 TCI검사를 시작했다. 





TCI(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검사

 성격 및 기질 검사를 이르는 말이다. TCI에서는 기질이 유전적으로 타고나고, 성격은 후천적으로 발달된다고 본다. 로버트 클로닌저 등의 학자들이 고안한 심리검사다. 기질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특성으로, 자극에 대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반응 성향을 의미하며, 이에 반해 성격은 보다 덜 유전적이고 후천적으로 발달되는 편으로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목표 및 가치에서의 개인차를 의미한다. 여기서, 기질은 4가지 차원, 성격은 3가지 차원으로 구성되며, 각 차원에는 소척도가 포함되어 있어 주요 차원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기질의 차원은 새롭거나 낯선 것에 끌리고 시도해 보는 성향인 자극 추구, 위험하거나 두려운 상황을 경계하고 피하려는 성향인 위험 회피, 타인의 감정, 표정 등 사회적 신호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반응하는 성향인 사회적 민감성, 곧바로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행동을 꾸준히 지속하려는 성향인 인내력이 있다.

 다음으로, 성격의 차원은 자신이 선택한 목표와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기를 조절하는 특성인 자율성,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는 특성인 연대감, 우주 만물과 자연 속에서 자신을 지각하고 일체감을 느끼는 특성인 자기 초월이다. - 나무위키 




 TCI-기질검사는 140 문항으로 5개의 척도 중 하나를 고르는 검사였다. 앞에서 567 문항 검사를 마치고 난 터라 140문항 정도는 거뜬해 보였다. 최근 2주간의 상황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라 예전부터 내가 어떤 편이었지를 떠올리는 대신 최근에 어땠지를 떠올려서 하는 검사라 오히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근 기억을 다시 불러오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하니까. 





 문장완성 검사는 총 50문항이고 미완성으로 제시된 문장의 서두를 보고 내용을 추가하고 하나의 문장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어떤 문장은 이걸 대체 어떻게 마무리해서 하나의 문장으로 만든단 것인가 싶은 것도 있어서 좀 당황하긴 했지만 대체로 많이, 깊게 고민하지 말고 바로 떠오르는 생각으로 문장을 완성하라고 한 가이드를 떠올리며 최대한 그에 맞게 문장을 만들었다. 




SCT 문장 완성 검사(文章完成檢査, Sentence Completion test) 

응답자로 하여금 완성을 기대하도록 고안된 미완성의 문장에 자신의 이야기(story)를 추가하여 적절한 문장을 완성하게 하는 투사적 검사(projective test)중 하나이다. 여기에 사용한 단어를 보고 그 응답자의 신뢰도 및 주요한 이슈를 질의한다. 자기 보고식 검사이기에 MMPI와 함께 종합심리검사에서 사전 혹은 사후에 작성하여 제출한다. - 나무위키 



 검사를 모두 마치고 보니 1시간 15분 정도가 지나있었다. 급한 성격이 반영된 것인지 예상 시간보다 훨씬 빨리 검사를 마쳤다. 긴 심리검사를 마치고 난 뒤 어땠는지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소감을 말하는 내 첫마디는 힘들었어요.. 였다. 정말이었다. 최근 들어 이렇게 긴 시간 초 집중을 하면서 긴장감을 가지고 보낸 시간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았다. 상담가는 검사가 원래 힘들어요.. 하고 웃으며 답하고는 검사하면서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해 보라고 권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나는 바로 궁금했던 부분을 이야기했다. 수없이 많은 문항에 답을 하다 보니 어떤 때는 이렇게 답하고 또 다른 때는 저렇게 답을 한 것 같은데 그 답의 방향이 정반대라서 좀 의아했다고. 실제로 그랬다. 거짓 답변을 하는 허위 응답을 한 것도 아닌데 왜인지 아까 나는 다르게 답했는데 하는 생각이 떠오른 게 몇 번이나 있었다. 


 원래 모든 심리검사는 그런 허위 답변을 걸러내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서 만일 본능적으로 혹은 방어적으로 조금 자신에게 유리하게 답변을 바꿔서 했다면 그것 역시 검사 결과에서 판독이 되니 염려할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경우 성격적 특성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데 그건 검사 결과가 나와서 해석을 하게 되면 해석 상담에서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심리검사 세션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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