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내 삶의 경험이 두려움으로 남아 있던 건지도 모른다. '이제 괜찮아'라고 이야기하면서 애써 담담한 척해보지만,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될 때 불쑥 찾아오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마주할 때면 애써 잊고 지내려고 했던 불안한 마음들이 찾아오곤 한다
어느덧 현 직장에서도 입사 3년 차, 22살부터 시작했던 사회생활이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넘어지고 또 일어나면서 수없이 많은 불안함을 마주해야 했다. 취업이 되지 않아 매일 밤 이력서를 넣었던 날들, 면접에서 떨어지는 당연한 경험들이 어쩌면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만 같았던 불안함. 햇살이 좋았던 날들 속에서 홀로 웃지 못하는 것만 같았던 날들, 내 삶의 모든 것들이 두렵게만 느껴졌던 날들
어쩌면 나는,
내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두려움이 늘 내 곁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잘하고 있던 일을 그만두고 더 잘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면서 내 삶도 크게 흔들리기도 했고, 애써 담담한 척해보지만 월급이 사라지는 삶은 여전히 두렵게만 느껴진다. 마음이 점점 시들어지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 또 다른 선택을 하는 게 두려워 망설이고 있는 나를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나는, 여전히 두려운 게 많은 사람이다
경험해보기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 두려웠다면 사회생활 10년 차가 되어 보니 실패한 경험들을 또 한 번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마음들이 두려워진다. 씩씩한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나는 여전히 수없이 많은 파도에 흔들리는 어른인가 보다
어쩌면 나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기에
수없이 많은 파도를 마주하면서 살아왔던 날들 속에서 나는 어떤 마음을 배웠을까 생각해 보면 내 삶에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었고, 타인보다 내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도 소중히 했던 나는,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정말 스쳐 지나갈 때 아쉬워하고 속상해하기보다 '그럴 수 있지'라는 마음을 가지며 살아간다
20대의 수없이 많은 경험들이 30대가 된 나에게 조금 더 당당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도 된다고 말하곤 한다. 넘어지고 또 일어나고를 반복했던 내 삶의 경험이라는 배움을 통해 나는 조금 더 강한 사람이 되었던 걸 거야
여전히 두렵고 무서운 일들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잘하는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두려움은 줄어든다. 어쩌면 나는 여전히 선명하게 보이는 것 하나 없는 내 인생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 보려 한다. 내 인생이 두렵다는 것은, 내 삶의 애정도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내 삶의 파도를 마주하며 나는 조금 더 단단하고 씩씩한 사람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