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는 할 수 있다!

: 30대가 되어 주춤하는 나에게 쓰는 편지

by 윤슬
글을 쓰고 싶은데
글을 쓸 힘이 없을 때


가끔 그런 날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두둥실 떠다니는 감정들이 너무 많은데 글을 쓸 힘이 없었다. 많은 감정들이 얽혀버려 어떤 마음부터 풀어내야 할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오늘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거야!'라고 마음먹었지만 다른 일들이 생기곤 한다. 친구 집에 조의가 있어 급하게 다녀와야 했고, 폭우 속에서 긴장하며 운전을 해 집으로 돌아오니 두통이 찾아와 잠시 멈춤을 선택했다


예전의 나라면 아마도 '그래도 글을 써야 해!'라고 했을 텐데, 요즘의 나는 쉬는 것도 나를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사이 글쓰기 모임에서도 작가님들의 글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아, 나도 써야 하는데 말이야'라는 마음만이 찾아왔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회사의 고민들과 앞으로의 일의 방향성부터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해결되지 않은 관계의 문제 속에서 감정들이 수없이 흔들리고 있음을 느낀다. 초여름, 날씨까지 더워지면서 일하는 중의 잠깐의 산책도 썩 행복하지 않은걸 보면 분명 요즘 내 일상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미루었던 글쓰기부터 시작하는 일이었다. 정확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글을 쓰고 있다, 누군가 시키지 않는 글쓰기이기에 글쓰기마저 놓아버리다면 내 감정들은 오히려 더 엉켜버릴지도 모르니까


나는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나는 타인과의 대화에서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그리운 20대 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20대에 돌아가도 더 열심히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내 20대의 삶이 실패한 것만 같아 속상하기도 했는데, 누군가에게는 그리운 20대가 나에게는 그립지 않은걸 보면 내 20대의 삶을 꽤 열심히 살았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 보면 나에게 20 대란,

깊게 고민하고 도전하는 날들이었다


내향적인 성격 탓에 행동보다는 생각이 늘 앞섰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늘 고민했고, 고민이 깊어질수록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늘 고민했다. 이왕 시작하는 거 나에게 어떤 작은 의미라도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20대 삶은 하나의 점들이 되었다

2012년에는 경주에서 2013년은 에버랜드에서 2014년은 제주에서 2015년과 2016년에는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제주에 있었고, 2019년에도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29살이 지나 30살이 되었을 때, 불안함보다는 마음의 안정감이 더 깊게 돌아왔다



30대의 삶에서 마주하는 마음들


하지만 2022년이 된 오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2020년과 2021년의 기억들이 희미해졌다는 사실에 꽤 큰 충격을 받았다. 20대의 삶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은데, 30대의 흐릿해진 삶을 떠올려 보면서 허무함이라는 마음이 나를 찾아왔다


30대가 된 나는,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일상 속에서 크게 달라지는 게 없어 보이는 날들이었지만 내 마음은 점점 물음표를 향해 가고 있었다. 9시에 출근길에 오르고 9시가 되어 집에 돌아 오지만, 오늘 하루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관계들에서 나 혼자만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에 관계에 대한 믿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하고 싶은 일들이 분명 하지만, 30대라는 책임감과 두려움이 나를 꽉 잡고 있다


이제는 하나씩 풀어 나가야 할 시간이다

책임감과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위해 하나씩 풀어 나가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멀어지는 관계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용기, 오늘 하루의 편안함을 잠시 내려놓고 부족한 나를 마주할 용기.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두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씩 도전해 볼 용기. 그렇다, 나에게는 작은 용기가 필요했다


늘 타인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내가 제일 못하는 일은, 나 자신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이다. '너는 할 수 있어! 너는 뭐든 잘할 수 있는 사람이야! 나는 너를 믿어'라는 말을 나에게 늘 아끼고 아꼈다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하다. 온전히 나를 믿는 일, 30대의 되어 내가 가장 노력해야 할 부분이지 않을까


온전히 나를 믿고, 나를 가장 우선시할 것


내 시선이 타인으로 자주 향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제는 타인을 향한 시선보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선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풀리지 않았던 마음들이 글을 통해 조금씩 풀려 가는 느낌이 든다. 엉켜 있던 마음들을 차례대로 풀어 나가며, 남은 2022년의 시간들은 기억에 남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다시 시작해보자.

한 해 한 해 나만의 색으로 가득 채워 가보자, 30대의 우리는, 나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