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월 moon May 15. 2024

존중

#글쓰기의태도 #습관의글쓰기03 #에릭메이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나에게 글을 쓰는 생활, 지금 하는 글쓰기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존중은 참 재미있으면서도 묵직하고 어려운 단어다. 그냥 가볍게 휙 던질만한 단어는 분명 아니다. 만약 당신이 이 단어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개인적으로 의미를 부여한 여러 단어 중에서도 가장 우위에 놓을 것이라 장담한다. 당신은 분명 이 단어를 사랑하고 믿고 갈망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존중'을 믿는다는 사실을 존중하라. 그것을 중심으로 당신의 글쓰기 인생을 이끌어 나가라."


p. 61, 62


마음이 쿵! 하고 떨어진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감당하느라 오후만 되면 기운이 다 빠진다.


올해부터 시작하고 꿈꾸고 했던 일이 나를 살리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내 계획에 없던 일도 정말 갑자기 나를 찾아왔다.

브런치에 매주 한두 개씩 글을 쓰는 중이었다. 그중 한 가지 주제는 나의 살아온 삶 중 가장 아프고 괴로웠던 시간, 아빠의 알코올 중독 치료의 과정을 담은 것이었다. 아빠가 알코올 중독으로 진단을 받기까지, 그리고 치료를 통해 기적적으로 '금주'에 들어선 16년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한 주에 한 번, 10주에 걸쳐 내 삶을 기록하면서 정리되지 않았던 한 구석들이 정리되는 것 같았다.

마지막 한주가 남았을 때다.

어버이날을 전후로 여행을 다녀온지라 양가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던 날.

아빠가 취했다는 걸 알았다. 16년 만이었다. 

남편은 그날 처음으로 장인어른의 취한 모습을 보았다.

아빠의 6,7년 동안 병원과 요양원을 무수히 입원, 퇴원을 반복했던 시간이 떠올랐다. 한주도 아르바이트를 쉬어본 적 없던 대학시절도.


마흔 하고도 셋이지만, 나의 이십 대가 다시 찾아온 듯 일상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바위가 누르는 듯, 감정도 생각도 한가득 꾸욱...... 눌러버려 아무런 글도,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차오르는 눈물을 꾸역꾸역 삼켜가면서 잘 써지지 않는 글자를 채워본다. 노트북으로 쓸 걸 그랬나.


(공책에 썼다가 노트북으로 옮기는 중. 노트북이 좀 더 수월하다. 휴)


"존중"이라는 두 글자에 눈물이 고였다.

저자가 말했듯 정말 간절해졌다.

내 삶을... 그리고 나를 존중하고 싶었다.

지나간 시간을 지나가도록 흘려보내지 못하는 나를 다독여주고, 나를 이해해 주고, 결혼 후 지금껏 엄마와 아내로 잘 살아가고 있는 나를 격려하고, 올해 다시 꿈꾸게 된 달콤한 나의 일과 "지금의" 내 삶을 존중하고 싶었다.


존중하겠다. 나의 꿈과 내 지금의 가족과 삶을.

슬프면 슬픈 대로 잠시 울고, 화가 나면 쏟아내더라도.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겠다.

그리고 #습관의 글쓰기도 계속해보고, 다음 주 한국사 시험도 쭈~~~ 욱 가보자.


크핫. 


힘내라. 나 자신.

이전 01화 쓸 것인가 말 것인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