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글쓰기 #08 #에릭메이젤 #글쓰기의태도
"정서지능이 뛰어난 사람, 정서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어떤 감정을 피하려고 고군분투하지 않고 원치 않는 감정이 생기지 않으리란 헛된 희망도 품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며 원하는 감정은 받아들이고 원하지 않는 감정은 버림으로써 감정의 주인이 된다."
<불안과 우울 떠나보내기 중>
중고등학교 시절, 아니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어른이 되면 (서른만 넘어도) 내가 정말 성숙해질 줄 알았다. '저절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많아지면 거의 반자동적으로 대부분 성숙해진다고 여겼다.
나 자신만 보더라도 그 생각이 얼마나 철없는 것이었는지를 느낀다.
여전히 나는 내 감정을 느끼고, 알아채고, 감정을 떠나보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때로 몸살을 앓기까지 하니 말이다.
나 자신과 삶에 대한 질문이 해결되지 않아서 상담심리를 공부했다.
집단, 개인, 미술, 모래 등 다양한 치료의 경험이 이어졌다. 그때 만난 한 선생님의 말씀은 두고두고 나에게 대답이 된다.
내 안에 어떤 감정이 느껴질 때 -아니라고 부정하지 말고, 회피하지 말고- '거기 그 감정이 있구나' 하고 알아주라는 이야기였다.
슬픔이든 수치심이든, 불편함이든 내 감정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아만 주어도 다가올 시간이 조금은 편안해진다고.
내 감정을 숨기면 오히려 괴물이 되어 다시 나를 찾아온다는 프로이트의 말은 정말 천재적으로 느껴졌다.
내 안에서 이미 괴물처럼 변한 감정을 다독여주고, 알아주고, 다시 보내주는 중이다. 그래서 이제는 내 안에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는 감정도 그대로 바라보고 '거기 있군!' 하고 알아준다. 노력 중이다.
그리고 시간을 의지한다.
아침에서 저녁으로...
월요일에서 주말로...
봄에서 여름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가져다주는 감정의 희미해짐과 무디어짐. (때로 선명해지는 것들은 그 날것 그대로)
감정이 흘러가도록 시간을 의지해본다.
무수히 만났던 나의 어두움도 오늘 조금은 더 희미해지기를..
혹 희미해지지 않더라도 흘러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