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터틀넥프레스 북토크

25년 8월 21일 맑음

by 미니쭌

어제 있었던 북토크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한 시가 넘어서 겨우 잠에 들었다. 늦게 잠들었음에도 새벽 5시에 눈이 떠져, 운동을 다녀오고, 아침을 먹고 바로 작업실로 출근했다. 오늘이 아마 퇴사 후, 작업실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장 빠른 출근이 아니었을까 싶다. 커피를 내리고 자리에 앉아, 어제 북토크에서 적어둔 메모들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사실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터틀넥프레스가 당연히 대형 출판사일 거라고 생각했다. [에디토리얼 씽킹]이라는 책 때문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단단하게 잘 쓰인 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형 출판사 작품이겠구나 내 멋대로 짐작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올해 북페어에서 터틀넥프레스 부스를 보고, 대표님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대표님 혼자 하시는 1인 출판사였구나." 그때부터 관심이 생겼다. 대표님께서 직접 쓰신 [사업일기]를 구매해 읽기 시작했는데, 몇 장 넘기지 않고 확신했다.


"이 책은 지금 나에게 나침반 같은 존재가 되겠구나"


모베러원스 이후 오래간만에 '덕질'하고 싶은 곳을 발견한 것이다. 책의 초반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터틀넥프레스는 함께 배우고 싶은 것을 책으로 만드는 출판사입니다."이 문장을 보는 순간, 그동안 내가 왜 역사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했는지, 간단하게 설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리되지 않던 생각들이 한 번에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이때부터, 출근 가방에는 늘 [사업일기]가 함께 했다. 글을 쓰기 전에는 부적처럼 책을 펼쳐 읽고, 책 속에 언급된 영상이 있으면 찾아보고, 인터뷰를 찾아 듣고, 뉴스레터를 구독하면서 점점 터틀넥프레스에 스며들었다. 그러던 중, 내가 있는 작업실에서 대표님의 북토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 헉!! 바로 신청해야지."




20250820_191458247 복사.jpg


무려 10년 만의 북토크 신청이었다.


최근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고민이 생겼다. 여러 모임에 나가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도, 그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북토크가 그 갈증을 조금은 해소해 주기를 바랐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이었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고, 불안감도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북토크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단어 선택의 힘이었다. 자신만의 언어를 꼭 찾아보라고 하셨는데, 예를 들어 책 판매를 이야기할 때, "책 100부"라고 하면 작은 수치처럼 느껴지지만, 그걸 "거북목 멤버 100명"으로 표현하면 엄청나게 소중한 100명이 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예시를 들어주셨는데, 단어 하나가 사람의 생각을 한 순간에 바꿔줄 수 있다고 하니, 나도 콘텐츠를 만들면서 나만의 언어를 꼭 찾아야겠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기록에 진심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대표님도 마찬가지였는데, 대표님만의 기록 원칙이 참 재미있었다. "검열하지 않고, 솔직하게 언젠가 불태울 거라는 마음으로 쓰자"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 정말 솔직한 노트, 그 솔직함이 삶의 깊이가 되고 결국 책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북토크를 마치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나도 좀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조금 더 진실되게 기록하며, 콘텐츠를 만들고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대표님께서 [사업일기 3]를 출판하실 때, 나도 내 책을 만들어서 대표님과 서로 책을 교환하며 사인을 주고받을 수 있지 않을까? ㅎㅎ 이 상상만으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열정이 불타오른다. 사실 책에는 미지근한 삶을 살라고 추천했는데... 쉽지 않다.


오늘도 화이팅~~


3472597613185211480.jpg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08화북토크 있는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