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러드는 날
꼬물꼬물
주욱 편다면
나는 멀리 갈 수 있을까
1.
안으로 파고드는 사람인지라 자학을 많이 한다.
그럴 때의 나는 그림처럼 작아져 있다.
찌르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서 찔려한다.
2.
요가에는 쌍을 이루는 동작이 많다.
왼쪽 허리를 늘렸으면 오른쪽도 늘린다.
고개를 시계 방향으로 돌렸으면 반대 방향으로도 돌려준다.
고양이 동작과 소 동작도 마찬가지다.
몸을 테이블처럼 만들고 팔과 무릎으로 몸을 지지한다.
골반을 아래로 시선은 배꼽을 보며 고양이 자세를 한다.
웅크린 모양이 지금의 나와 같다.
가슴을 펼치고 고개는 위를 보며 소 자세를 한다.
이 늠름함은 나와 달라 어색하다. 그렇지만
3.
나를 웅크릴 힘이 있다면
나를 펴낼 힘도 내 안에 있지 않을까.
몸과 마음을 펴낼 두 가지 계획을 세운다.
하나는 이번 주중 운동을 등록할 것.
두 번째는 매일 스스로의 장점을 다섯 가지씩 기록할 것.
나를 찌를 힘을
앞으로 나아가는데 좀 더 써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