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꿈이네요.
다시 그 꿈속으로
돌아갈 수도,
다시 그 시간으로
돌이킬 수도 없군요.
구름에 가린 달 때문인지,
아직 피지 않은 꽃 때문인지
이 밤은 더욱 어둡고 춥네요.
아무리 뒤척여도
다시 그 꿈속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술기운을 빌려 봅니다.
내 몸이 강해진 것일까요.
아니면, 이 잔의 술이
흐려진 것일까요.
이것은 내 가슴이
텅 비어 버렸다는 것이군요.
아무리 술에 취해도
다시 그 시간으로
돌이킬 수 없기에,
사진 속 당신만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어찌하여 낡은 종이 속
당신의 모습에
아직도 내 마음은
이리도 설레는지…
당신을 다시 내 곁으로
가져다 두고 싶지만,
이제 모두 부질없는 일이란 것을
봄바람이 알려 주고 가네요.
목련이 하얀색이고
벚꽃이 분홍색이듯
나를 사랑한다는 당신의
수많은 진리의 말들 속에
지금 나는 서 있어도…
안타깝게도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한마디조차 없군요.
돌아보니 이 모든 것이
또 꿈이네요.
당신을 지워 보려
애써 보지만,
다시 한번 반한 채로
사진 속 당신만을
바라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