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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Coma 2025 #2

by 혜성

풍선



놀이동산에는 어김없이

형형색색의 동심이 둥실둥실 떠오른다

놓칠세라 두 손으로 꼬옥 잡는다


바람 타고 유유히 춤추는

동그란 마음들이 참 눈부시다


저 멀리 해맑게 웃는 아이의 눈동자에서

나를 보았다


날아가 버린 풍선을 올려다보며

속절없이 울고 있는

나를 보았다


내 풍선을 잡고 있던 가느다란 끈은

어느새 눈물로 젖어

툭- 하고 떨어져 버렸다


무겁게 늘어진 끈은

내가 걸어온 발자국 옆에

고스란히 자국을 남겼다


아아, 어릴 적 자유로이 뛰놀던

나의 놀이동산이 사무치게 그립다



2025.02.14 by 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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