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단편선 #27
불이 꺼지고 날이 저물고
우리도 함께 저물어갈 때
풍성한 상상을 하곤 했어.
좋아하는 꽃을 들고 세상을 떠도는 그런 소망 말이야.
여름이 사라지는 어느 오후에도
우리의 사랑은 곳곳에 존재하고
바람에 날리던 바람도 너의 눈동자에 맺혀서
그리움으로 남을 수 있었어.
다행이지 않아.
여길가도 저길 가도 우리의 추억이 묻었다는 것이.
다음의 계절로 넘어가자. 앞으로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