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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여니vvv Mar 27. 2024

요즘은 인스타로 친구 맺어요?



요즘은 인스타로 친구 맺어요?



  대학 입학 후 둘째 주, 신입생 환영회 술모임에서 한 친구에게 제가 물었던 말이에요. 주변에서는 너도 나도 핸드폰을 돌리며 인스타 아이디를 묻고 또 알려주고 있더라고요.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저는 저도 모르게 옆에 있던 친구에게 묻고 말았어요. 굳이 ‘요즘은’이라는 말을 선택했던 걸 보니, 저도 어지간히 ‘요즘’과 ‘라떼’의 간격이 신경 쓰였나 봐요.


  아, 물론 저도 인스타 아이디가 있어요. 제 인스타에는 서른 개 이상의 게시물도 올려져 있고, 반려동물 친구들의 사진으로 도배된 부계정도 따로 가지고 있죠. 그런데 인스타 팔로우 팔로워는 별로 없어요. 그동안 별다른 외부 활동을 하지도 않았거니와 혹시 사람을 만나더라도 굳이 인스타 아이디를 물어보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친한 친구들과도 인스타 팔로우를 따로 하고 있지 않아요.


  제가 인스타를 시작하게 된 건 소소하게 그림이나 그리고 글이나 짧게 짧게 써 올려보고자 한 의도 때문이었어요. 사실 가볍게 인스타를 시작해 이름을 알리게 된 여느 인플루언서들의 이야기처럼 제 게시물 하나가 대박이라도 나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해보면서요.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던지라 의욕을 잃어버린 저는 인스타에 글 그림을 업데이트하지 않은 지 꽤 되었어요. 그렇게 아마도 티 나지 않은 저의 케케묵은 게시물들은 인스타 세상에서 아무도 모르게 유유히 부유하고 있었을 거예요.


  ‘라떼만 해도’ 네이트온과 싸이월드가 유행을 했었죠. 저는 주로 지금의 카카오톡 같은 기능을 해줬던 네이트온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과 채팅하고 파일을 주고받았어요. 또 라떼 시대 대표적인 개인 홈페이지였던 싸이월드를 통해서 친구들과 일촌을 맺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곤 했죠. 그때에도 저는 싸이월드 일촌 맺는 일에 그다지 적극성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사진이나 다이어리는 주기적으로 올리며 개인적 재미를 추구하곤 했어요.


  10년 사이에 대학 분위기도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라떼에는 노트북이 뭐야, 아이패드가 뭐야, 노트북 들고 다니는 학생은 한 강의시간에 한두 명 정도나 보일랑 말랑 했고, 혹시 타이핑이라도 쳐서 내야 하는 과제가 있으면 저는 따로 시간을 내어 도서관 컴퓨터실을 찾아 두 시간쯤 앉아 있다 오곤 했죠. 그런데 지금은 노트북이며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는 학생들이 70퍼센트 이상은 되는 것 같아요. 때문에 도서관 컴퓨터실을 찾는 학생도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당연히 찾을 필요가 전혀 없는 거겠죠. 생각날 때마다 그때그때 그 자리에서 해 버리면 그만이니까요. 또 강의 자료 자체가 사이버 강좌란에 전부 올라가 있어 모든 학생은 그걸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알아야 하죠.


  아주 다행스럽게 저에게도 마침 집에서 유튜브나 즐겨 보던 아이패드가 있어서 강의 시간에 가지고 다니며 패드 덕 좀 톡톡히 보고 있어요. 노트 필기도 아이패드로 하고, 언제 어디서나 공지를 다시 확인하며 수업 게시물도 때마다 돌려 볼 수 있으니 매우 편하고 좋더라고요.


  하지만 와중에 변하지 않는 게 있어요. 바로 출석을 부르고 시험을 본다는 거죠. 여전히 무겁기만 한 두꺼운 전공 교재를 마련해야 하고, 그 책을 바탕으로 수업이 진행돼요.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인해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예전보다 더 수월해졌지만 예전과 다를 바 없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더라고요.


  사이버 문화가 당연시되어 아이패드와 핸드폰을 적극 활용한 요즘 강의 스타일에 매우 만족감을 표하며 저는 생각했어요. ‘요즘 애들은 정말 편하겠어, 그리고 그게 나군ㅋㅋㅋ’ 그리고 또 생각했죠. ‘하지만 난 교수님의 강의를 면대면으로 듣고, 출석을 부르는 이 방식이 여전히 좋아’


  요즘 애들은 인스타로 친구 맺는다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저는 딱히 인스타로 친구 맺는 일에 저의 적극성을 발휘하지는 않아요. 상대가 저의 아이디를 물어온다면 알려주지만 굳이 먼저 인스타 친구를 요청하지는 않는 거죠. 왜냐하면 저는 라떼 감성이 좋거든요. 그리고 얼굴을 마주 보며 친해지는 걸 선호하는 편이죠. 그게 그냥 정감 있고 마음 편해서 좋아요.


  그냥... 편한 건 편한 거고 좋은 건 좋은 거고, 뭐 그렇더라고요.


그리고 변함없이 꽃을 좋아하는 양갱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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