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는 건 아니야. 어차피 어디 가도 마찬가지였을 테니까. 다만 어쩌다가 돌부리에 채어 몸이 휘청하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 땐 있지만.”
토지 3부2권450쪽에서 인용/ 마로니에 북스
돌부리에 채여서 몸이 휘청인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명희는 상현을 사모했지만 거절당한다. 명희의 남편 조용하는 명희를 차지하기 위해서 전처와 이혼했다. 명희는 그런 조용하와 결혼했다.
길을 걷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 때가 있다.
물론 요즘 도로에는 돌맹이 같은 것은 없다. 꼭 돌맹이가 아니더라도 대수롭지도 않은 어떤 작은 물체에 걸려서 넘어지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그럴 때면 몸을 휘청이며 넘어져서 살이 까지거나, 들고 있던 커피를 떨어뜨려서 옷을 버리거나, 어쨌든 힘들고 창피한 상황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보통 길에서 그런 일이 생기면 내 몸이 아픈 것도 참으면서 그 부끄러운 상황을 빨리 벗어나려고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벌떡 일어나게 된다.
집에 와서 생각한다. 아니 반성하기도 한다.
내가 걸으면서 딴 생각을 했나? 왜 그랬지?
내가 오늘 다른 사람들한테 못되게 군적이라도 있었나? 뭐지?
그저 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채여 몸이 좀 까진 경우라면 뭐 괜찮다.
우리의 인생길을 걷다가도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삶의 여정에서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면 잠시 몸이 휘청이다 마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고통스러울 수가 있는 것이다.
‘내 잘못인가?’ 뒤돌아 보게 된다. 하지만 너무 오래 그 안에 머물지는 말자.
그럴 땐 벌떡 일어나야지.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