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게 아닌데!

-첫 만남

by Sapiens




오랜만에 청강이 있는 날이다. 아침마다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는 나는 글쓰기를 하고 난 후 잠시 잠을 청하지만, 오늘은 잠을 자지 않고 일찍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 지난주 강의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찍 참여하고 싶었다. 물론 기대하는 마음도 컸다. 항상 새로운 만남은 나에게 설렘이라는 감정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강의실 문을 열고 오른쪽 벽면에 있는 스위치를 손끝으로 눌렀다. 어두웠던 공간이 환하게 밝혀졌다. 인기척이 없어서일까? 강의실은 적막함 속에 쌓여 있었다. 가방을 열고 노트북을 꺼냈다. 사실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앞으로 사 오십 분가량의 시간이 남아있다. 우선 아침 글쓰기 한 내용을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 걸어오는 신발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고 있었다. 강의실 문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고개를 들어 자연스럽게 복도로 시선이 갔다. 처음 보는 남자분이 강의실로 들어선다. 강사님이다.

“안녕하세요?”

순간 스캔을 한다. 그렇게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 빈자리는 채워지고 있었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나는 자리로 돌아와 강의 시작을 기다렸다. 동아리 회원들이 도착하자 강의는 시작되었다. 이윽고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며 기대감으로 강사님을 마주했다. 강사님은 웃음이 많으셨다. 사실 남자가 의외로 웃음이 많다. 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워밍업을 하며 강의 속으로 안내하는 강사님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귓속에서 이명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명은 두통을 동반하더니 강의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지는 것 같았고, 내 몸은 조절 의지를 벗어나 통제 불능의 구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아뿔싸! 오늘 첫 강의인데.’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몸에서는 기운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었다.

‘어떡하지?’

미간은 점점 일그러지며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 이게 아닌데!’

순간, 고개를 들고 강사님을 쳐다보기가 죄송스러웠다. 아마도 나를 보면 불쾌하지 않을까 싶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침묵을 유지했다. 그런데

‘무슨 남자가 말이 많지? 동네 아줌마도 아니고’

강의실을 가득 채운 웃음소리가 소음처럼 다가오니 짜증 나기 시작했다. 사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공황과 마주할 때면 소리에 예민해진다. 자연스럽게 손을 머리로 가져가고 있었다. 두 손으로 머리를 지그시 눌러본다.

‘왜 하필 지금이지. 강사님과의 첫 수업인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수면시간이 부족했을까? 이명이 계속 뇌를 괴롭히고 있었다. 첫 만남의 설렘은 미궁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아,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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