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이 아니라 발톱
여우는 그동안 숨겨놓았던 발톱을 드러내며 눈앞에 앉아 있었던 친구의 얼굴을 핡기 시작하였다. 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도 차분했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일처럼 일사천리로 일은 진행되었다. 친구는 생각하지도 못했기에 어떠한 대항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숨이 멎어 갔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는 상황에 처해 본 경험들은 한번쯤 있을 것이다. 가면이라는 것을 사용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길을 가는 현대인 속에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되묻고 싶어졌다.
‘그대가 조국’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우리는 처분의 대상자라는 말이 귀를 떠나지 않는다. 정의가 조작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손톱이 아니라 발톱을 숨긴 채 선의 가면 속에 숨어 지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누구나 선한 얼굴을 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이해되고 상대편을 들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 아닌 조작된 상대의 연극에 놀아나는 것이라면 우리는 감쪽같이 당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사회는 먹고 먹히며 쫓고 쫓는 먹이사슬처럼 돌고 도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 자신부터 정치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예로부터 무지와 무관심으로 우리는 기득권과 제국들에 의해 지배당하는 시대를 경험해왔다. 지금 21세기에도 보이지 않는 불평등과 차별 속에 혼잡해 있는 현실을 우리는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생각할 줄 알게 되고 무엇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더 이상 지배당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꿈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