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따뜻한 온기

by Sapiens


12월의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있다. 오전에는 날씨가 따뜻했는데 밤이 되니 12월의 찬 기운이 상승하며 따뜻한 집안에서 나가기가 싶은 날씨다.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린다.


“언니, 영화 볼래?”


무료하게 처진 몸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다행인지 줌 수업과 모임도 취소되어 침대 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흔쾌히 대답을 해버렸다.


새로 산 검정 울 코트를 챙겨 입었다. 20년 전 구입해서 입은 울 코트가 점점 낡아가고 있어 마침 오후에 코트를 장만한 터라 처음으로 착장을 했다. 항상 고맙게 입고 다니던 나의 울코트 대신 새 코트를 입고 밖으로 나갔다.


횡단보도를 건너 기다리기로 했기 때문에 횡단보도를 걸으며 시선이 가는 곳이 있었다. 맞은편 화단에 옆에 서 있던 할아버지는 양손에 비닐 가득 물건을 담고 쥐고 있었다. 그런데 아차 싶더니 화단 위에 쓰러지듯 걸터앉는다.


직감일까? 계속 나의 시선은 그쪽을 향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일어나 횡단보도 쪽으로 걸어오더니 다시 자리에 주저앉는다.


‘술을 마셨을까?’


술 냄새는 풍기지 않았다. 주변을 살펴보다 횡단보도에 서 있는 한 청년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저 할아버지 어디 아프신 것 같은데 횡단보도 부축해서 건너 주시면 안 될까요?”


청년은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했지만, 흔쾌히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할아버지 어디 가세요?”

“택시.”


우리는 택시를 잡아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마침 택시 한 대가 오고 있었다. 나는 택시를 잡고 청년은 할아버지를 일으켜 택시를 태우려고 하는데 그만 쓰러지고 땅바닥으로 뒹굴며 넘어지셨다. 다행히 모자를 쓰고 있어서 머리를 다치지는 않았다. 택시는 119를 부르라며 씽. 가버렸다.


갑자기 청년은 수화기를 들고 119에 전화를 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차량까지 손짓으로 지휘하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그때 영화를 보러 데리러 온 동생의 차는 도착해 빨리 오라고 재촉하고 있는 상태였다.


119 전화를 건네어 받고 설명을 다시 한번 했다. 그리고 명함을 청년에게 주며


“미안해요. 저 먼저 가봐야 해서. 부탁 좀 해도 될까요?

다치진 않으셨으니 119 오면 태우면 될 것 같아요. 죄송해요. 먼저 가도 될까요?”

“네 제가 알아서 할게요.”

“거의 도착한다고 하니 조금만 부탁드려요.”


깜박이는 앞 차량으로 달려 몸을 실었다. 미안한 마음과 할아버지가 걱정되었다. 이런 나를 누가 보면 오지랖이 넓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노인들의 모습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성향이다.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이해를 구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아, 아까 할아버지 119 태우고 가셨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조금 전 청년이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청년이었다. 참 고마웠다. 나 혼자 가버려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나에게 결과까지 알려주어서 고마웠다.


영화관 앞, 공영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니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밤바람이 시릴 만도 한데 따뜻한 온기가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새로 구입한 울코트보다 따뜻한 손길로 행복해지는 밤이다. 부디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귀가하시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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