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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한 잔

-소통

by Sapiens



아침에 일어나 수업 준비를 한다. 비대면 수업이라 준비가 번잡하지 않다.


세안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주방으로 향한다. 정수기 앞에 있는 작은 항아리처럼 생긴 유리병 안에는 6년 근 홍삼액과 꿀이 있다. 잊지 않고 챙겨 먹기 쉽게 시야에 들어오는 자리에 챙겨놓았다.


하얀 머그잔에 홍삼 반 스푼을 떠서 올려놓는다. 그리곤 정수기 온수를 누르면 자동으로 녹여지며 투명한 물이 갈색을 띠기 시작한다. 원래는 홍삼액만 마시는 편이지만, 오늘은 꿀도 한 방울 첨가해 본다.


머그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셔본다. 입안으로 흡입된 홍삼물은 기도를 향해 들어가며 온몸으로 온기가 퍼져나간다.

‘아, 좋다,’

겨울이라 찬기운 때문인지 몸을 휘감는 온기가 싫지 않았다.


홍삼 한 잔이 나에게 준 선물이 되어주는 아침이다. 조심스럽게 손에 쥐고 강의하는 아들 방으로 들어간다. 시간이 30분 정도 남아 있다.


노트북을 켜고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쓴 지, 서너 날이 된 것 같다. 기분을 좋게 하는 힐링의 시간이 되어주고 있다. 홍삼차 한 모금을 마시며 생각을 꺼내 놓고 있다.


소통은 꼭 사람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누군가와 어떤 사물과 또는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감정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러한 소통의 시간은 나에게 오히려 쉼의 시간과 여유의 마음을 생성하는 하나의 연료가 되어주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엇에서 에너지를 얻고 무엇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지에 대해 자신을 잘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충만한 삶을 지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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