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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Jun 06. 2023

[적계지에서 온 편지](12)별리

별리

          재환

거울처럼 맑은 저수지물에

잊기로 했던 그대의 얼굴이 나타났네요

그모습 웃고있는건지  울고있는건지  분간이 가지않지만

아마도 울고 있을거예요

그건

내가 그녀에게 눈물이나도록

모질게 했기 때문입니다

저수지 둘레길 반바뀌쯤 돌다

쳐다본 그곳에는 여전히 표정없는그녀가 있네요

힌바퀴를 다돌아 제자리에서 쳐다보니

그녀는 어느새 웃고 있네요

내가 쓰러져 다시는 못보게 될걸 우려하기에

운동에 열중하는 내모습이

무엇보다 반갑기 때문일거라 여겨봅니다

나도 명경같은 저수지물의 힘을 빌려

고백합니다

그때 내가 더 사랑해서 떠났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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