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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Sep 09. 2021

의원면직을 가슴에 품는 교행 신규 5가지 유형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저자 연이입니다.


제가 발행하고 있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글을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들의 대부분이 '의원면직'을 검색하다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처럼 의원면직을 생각을 하더라도 (생각도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만 쿨럭)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조금이나마 교행직에 대해서 알고 자신이 맞지 않는다면 다른 계열의 공무원을 준비할 수 있게 도움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의원면직'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런 사람들이 제 글을 보았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어렵게 들어왔는데, 왜 의원면직을 가슴에 품을까?


개인적인 상황이 다 같을 수 없고, 근무환경이 모두 동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들어왔는데, 그들은 왜 의원면직 가슴에 품을까요? 공무원에 최종 합격하여 집안 전체가 떠들썩하던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공무원이 된 것을 후회하고 나가고 싶고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며 의원면직을 가슴에 품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죠. (연이도 두 번이나 의원면직을 가슴에 품었기에 아주 아주 잘 압니다. 이 분들의 마음을...)




의원면직을 가슴에 품는 교행 신규 5가지 유형


1. 천상천하 유아독존 나르시시스트형

요즘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이 대폭 증가를 하면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일명 SKY대에서조차 공무원이 되려는 사람들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일명 여기에 들어올 사람이 아닌 스펙의 부류가 가끔 이곳에 들어옵니다. 아마 이런 사람들을 이 유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테지만, 연이가 얘기하고자 하는 유형은 아닙니다.


교행 업무가 혼자서 하는 일도 있지만, 협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협업이 아니더라도 이쪽 업무가 저쪽 업무랑 연계가 되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일례를 들자면, 민원 발급 업무가 단순히 혼자서 하는 업무처럼 보이지만, 경력증명서를 발급하는 경우 급여담당자와 계약담당자가 공유되는 정보가 있어서 민원담당자는 그들과 업무공조를 해야지만, 경력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많이 발급을 원하시는 원천징수영수증 발급 업무 역시 급여담당자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서 민원담당자는 그들과의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세입담당자와 지출담당자가 학생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할 때 통합거래처 등록을 해주어야 지급이 가능한데, 학생들의 수익자부담금 계좌는 세입담당자가 처리하는 문제라 지출담당자는 그들의 업무 공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부 업무협조를 하지 않고 천상천하 유아독존 '나 홀로' 선언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 오게 됩니다. 서로가 업무를 협조해야 일이 진행이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 것입니다.


또 하나는 업무공조 또는 업무협조가 필요한 업무가 아닌 공통업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잡무라고 하죠. 우편물을 분류한다든가 사회복무요원이 없는 학교에서 지출결의서를 묶어야 하는 업무라든가 학교운영위원실 청소나 세팅이나 선생님이나 외부 유지보수업체에서 각종 열쇠를 요구하는 경우 찾아주는 그런 사소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업무가 있습니다. 이런 업무를 하지 않겠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스스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이 연가, 조퇴, 지각, 병가, 병조퇴, 병지각을 안 하고 근무일에 모두 근무를 한다면 자신의 업무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하나도 필요가 없겠지만, 사실 이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우리는 사람입니다. 사람 인(人)은 등을 기대어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지요. 더군다나 신규는 1인분 몫을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신규가 오면 업무분장을 할 때 행정실에 있는 분들이 모두 조금씩 더 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적응하면 조금씩 일을 원상태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러니 이런 유형은 결국 제 살 깎아먹는 도태되는 유형이 되고 결국 의원면직을 가슴에 품게 됩니다.



2. 한 우물만 파는 집착형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제50화에서 언급된 연이가 부러워하는 멀티형 유형입니다. 제가 이 한 우물만 파는 집착형이었습니다. 숙제는 끝내 놓고 노는 유형이었고, 한 가지를 완벽하게 끝내 놓고 다른 일을 시작하는 유형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교행의 업무 특성상 절대 한 가지 일만 딱 생기는 경우는 정말 없다고 보면 됩니다. 급여 작업을 진행하면서 인건비 공문이 오고 그 사이에 민원도 오며 전화까지 징글징글하게 와서 입안의 침이 다 말라 입병이 날 정도죠.


제가 이 유형이라서 정말 멀티형이 부러웠습니다. 처음에는 한 가지 일이 끝나지 않아 계속 머리에 남고 집에 가도 편히 잠을 못 잤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실수를 하고 또 그 실수를 잊지 못해 잠을 못 자고 점점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런 성격을 가진 분들은 쉽게 바뀌지 않는 대쪽 같은 성격의 소유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합니다. 교행에 왔으면 교행의 멀티를 따라야겠죠?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건 정말 무리입니다. 잘 안 되더라도 조금씩 전화받으면서 민원도 발급하고 인건비도 해보는 상황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점점 멀티가 된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너무 안달하지 말고 자신에게 조금 시간을 내어 주세요. 그리고 기다려 주세요.



3.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어 핵아싸형

내성적인 성격 탓에 사람들과 대화에 익숙하지 않은 전형적인 아웃사이더형이죠. 연이가 이랬어요. 내성적인 성격에 초장수생이라 나이 많은 신규 삼석을 다들 어려워하고 동기들도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은 거의 없었죠. 뭔가 궁금한 사항이 있는데, 마음 편히 물을 동기나 선배 하나 없는 아싸 유형은 점점 그 자리가 위태위태하여 위험천만한 칼 끝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죠.


자의반타의반 아싸형이 된 연이는 다른 길을 모색하기 시작합니다. 연이도 궁금한 것을 못 참는 1인이라 미운 4살 아이처럼 궁금증 대폭발로 알게 된 사람에게 미주알고주알 묻고 또 묻고 했지요. 그분에게 진짜 미안한 일이었죠. 하지만, 그분 덕에 궁금증의 많은 부분은 해결이 되었지만, 수많은 산재되어 있는 궁금증은 해결을 할 수 없는 채 방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길을 모색한 게 바로 콜센터죠. 콜센터 직원과 매일 같이 통화하며 궁금한 점을 해결을 했고, 모르는 것이 또 생기며 교행들의 카페인 '나우리회'에 질문을 하거나 아주 고맙게 정리를 잘해서 올려주신 분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동기들보다 발령을 받아 간 차석 주무관님, 실장님과 더욱 친분을 유지하여 그들이 알고 있는 지식들을 전수받아 업무를 이어 나갔습니다.


연이와 다르게 혼자만 계속 지내고 다른 길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먹먹해지는 상황을 모면하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4. 하나하나에 연연하는 일희일비형

업무가 쉽게 해결이 되면 기쁘고 업무가 꼬이고 꼬여 어렵게 진행이 되면 한없이 힘든 것이 교행 업무입니다. 하나가 다른 하나랑 연결이 되어 순차적으로 진행이 되는 경우도 있어 사실 하나하나 꼼꼼히 해야 하는 면도 없지는 않습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다 벌어지는데 그런 감정들을 모두 다 마음에 담아 두다 보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집니다.


이런 업무는 대부분 업체나 다른 교직원들과의 협조형 업무에서 많이 벌어지는데, 업무가 산으로 가기도 하고 질질 끌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업무가 정말 힘들어지고 그런 힘든 상황이 지속이 되다 보면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감정적으로 상해서 아예 등을 돌리는 경우도 생기죠.


신규의 경우에는 실장님이나 차석 주무관님, 또는 다른 선생님들의 꾸중 아닌 꾸중을 듣고 마음이 상해 쪼그라들어 자신감을 상실해서 전의가 없어진 경우가 쌓이고 쌓이다가 빵 하고 터집니다. 고름이 생기면 커지기 전에 터지게 하여 곪지 않게 해야 합니다. 마음에 병이 들면 평소에 생각지 않은 것들을 마음에 쌓고 살게 됩니다.



5. 자신이 백조인 줄 모르는 미운 오리형

A학교에서 일을 못한다고 그렇게 취급받던 사람이 B학교에 가니 일 잘한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가서 거기서 또 자신의 진가를 발견하고 일을 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의 성향상 학교의 멀티형보다 교육지원청의 듀얼형(아예 싱글형은 아니죠.)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백조인 줄 모르고 미운 오리로만 살지 않아도 됩니다. 연이의 동기 중 학교에서 천덕꾸러기처럼 취급을 받다가 교육지원청을 거쳐 교육청까지 가서 진가를 인정받은 경우를 봤습니다.


자신의 어떤 존재인지 규정하지 마셔요. 자신에게 맞는 일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학교 업무 중 잘 맞는 일이 있고 정말 그 일만큼은 하고 싶지 않아 자꾸 미루는 일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괜찮습니다. 오늘의 신규가 내일의 신규를 만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흘러 N년차 공무원이 될 테니까요. 자, 자신은 어떤 유형인가요? 아, 네. 그 유형이요.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그런 분들이라도 괜찮습니다. 연이가 다른 길과 방법을 모색한 것처럼 자신만의 교행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있다면 그게 정답입니다. 힘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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