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06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교행 꼬꼬마 가이드북"의 저자 연이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거운 주제를 다룰까 해요.
의원면직
의원면직에 관련한 글은 3편을 썼었네요. 읽어보시면 왜 연이가 의원면직을 가슴에 품었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지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 하면, 단언컨대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네요. 사람 일은 미래가 보장이 되어 있지 않는 안갯속 미로와 같은 곳에 있으니까요. 그래도 그 안갯속에 있더라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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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행, 의원면직이 답이 아닌 진짜 이유
1.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
연이가 위에서 '의원면직'을 아직 마음에 품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의미는 바로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막상 교행직을 나가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미래의 뚜렷한 청사진이 있다면 그런 분들은 굳이 말리고 싶지 않아요. 그런 굳은 결심과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굳이 공무원이란 곳에 있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성공을 이룰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곳 교행직에 들어오느라 대부분 3년이란 시간을 골방 같은 고시원이나 딱딱한 의자와 웅성거리는 도서관 열람실, 조금은 설비가 갖춰진 독서실에서 계절의 변화에 둔감해지고 자신의 생리적 욕구인 잠을 이겨내며 이루어낸 자신만의 통제의 결과물인 첫 결실, 공무원 합격을 자신의 손으로 버리고 나온다는 것은 쉽지 않을 거예요.
시험 삼아 붙어서 공무원을 하고 있다는 분이 있다면 그런 분들은 해당사항이 없으니 충분히 다른 길을 찾으셔도 되지만,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은 그렇지 않지요.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도 자신의 불안한 미래에 대한 어느 정도 담보를 걸고 공무원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공부한 것이 맞으니까요.
2. 자신감의 하락의 주요인
의원면직을 생각할 때는 뭔가 이유가 있을 거예요. 단순히 질병으로 더 이상 공무원을 유지를 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업무 또는 사람'에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첫째, 맞지 않는 업무에 대한 부담감으로 알게 모르게 쌓이는 스트레스, 그것이 건강의 적신호가 켜지는 콤보까지 겪으면 정말 요즘 시쳇말로 '멘탈이 무너지고 나가버리는' 상황이 와요. 정신적으로 그로기상태가 되면 모든 것에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요.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이 일이 뭐가 중요한데, 내가 왜 이리 힘들까?', '왜 공무원이 된다고 해서...', '살아서 뭐하나'. 정말 극단적인 상태가 되고 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올 수 있게 되죠.
둘째, 자신과 맞지 않는 극단적인 사람과의 만남. 정말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대부분은 맞춰가면서 일을 하게 되지만, 업무에 관한 실수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사사건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분을 건드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에 상대방이 어느 정도 선에서 지켜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참 많아요.
학교에 근무하다 보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상당히 많죠. 실장님과 교장선생님은 결재라인에 속하는 분들이라 일단 제외하고 보통은 시설주무관님과 배움터지킴이, 조리실무사, 당직전담실무원, 시설물청소원 등은 아마 나이가 훨씬 많을 거예요. 그분들이 호의로 한 얘기가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적당한 선만 지켜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할 문제죠.
하지만, 그 한계와 임계치 이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면 정중히 얘기를 해야 합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손자나 손녀가 아닌 동료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시켜야 해요. 그래야 공과 사가 적당히 분리할 수 있을 거예요.
다시 돌아가서 맞지 않는 업무와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건강이 나빠지고 그로 인해 자신감의 하락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들어요. 그게 평소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누구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와 욕망은 내재되어 있으니까요.
3. 의원면직이 답이 아닌 진짜 이유
연이는 브런치 글을 보다 보면 '퇴사'와 관련된 수많은 글을 접했고, 아직까지도 제 글의 검색 상위 순위가 '의원면직'인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요. 퇴사를 권장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내심 불편하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끝까지 지켜내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것은 자신만의 '사정과 상황'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오늘 신문에 보니 이런 기사가 있더라고요. 9급 공무원 경쟁률이 예전 100대 1 정도에서 약 30대 1 정도로 줄었다고 하는 기사. 사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 사이에는 누구나 다 알 거예요. 허수를 뺀 실제 경쟁률은 대부분 저 정도였다는 사실을요. 직장 선택의 폭이 좁은 현실에서 이제는 조금 어깨 펴고 당당해져야 할 합격생들이 의원면직을 하고 다시 돌아가려는 생각을 한다는 현실이 서글퍼지네요.
공무원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답니다.
'너도 안 잘리지만, 나도 안 잘린다.'
어쩌면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실이지요. 그렇다고 막 행동하라는 것은 아니에요. 서로가 조심하자는 말이죠.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은 좋아요. 쭉 열심히 하다 보면 지쳐요. 퍼지게 되죠. 공무원 생활은 마라톤이라고 보면 됩니다. 항상 그 자리에서 뛰어야 하죠. 빨리 뛰는 구간도 있고 조금 느리게 뛰는 구간도 있어요. 합치면 일정한 속도로 평균속도가 나오죠. 신규 때는 배우면서 일하느라 열심히 뛰는 것이 맞고, 조금 배운 때는 그것이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 갈고닦는 과정도 필요하죠.
적응의 시간이 고통스러울 거예요. 그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을 견뎌내는 사람만이 사실 이곳에 있게 되죠. 그 적응의 시간은 다른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안다면 조금은 힘이 될까요?
연이는 할 수 없는 일에는 조금은 신경을 끄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할 수 없는 일에 신경을 쓰다 보면 결국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 끓어오르더라고요.
연이와 같이 들어온 동기들 중에도 후배들 중에도 의원면직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들에게도 사정이 있으니까 '끝까지 같이 가자고' 한 말을 결국 걷어들였지만요. 그들에게 몇 년 후 연락이 왔었는데, 제일 안타까운 말이 있었어요.
'연이님, 제가 그때 왜 그랬을까요? 조금 더 견딜 걸.'
ABOUT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들로 인해 마음이 다쳐 괴로워합니다. 교행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어 합격 후 자신만 그러한가 생각하며 방황을 많이 합니다. 교행 꼬꼬마를 위한 멘탈트레이닝은 사례를 통해 대처방법을 제시하여 멘탈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으로 멘탈 강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행 신규분들, 교행직을 고민하는 공시생, 그리고 일반인에게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