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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Oct 08. 2022

[단미가] #13. 스트레스를 키우는 '사사건건'

단어의 의미가 가슴으로 다가올 때 #13

스트레스를 키우는 '사사건건'


오늘도 얘기를 한다. 

알고 있는 사실을 빠르게 요약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수년간 해오던 일이라 매년 하는 일과 매월 하는 일, 그리고 매주 하는 일을 파악하고 있고 그런 일을 놓치는 일이 지금에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얘기하고 또 얘기하는 통에 머리가 지끈지끈 울린다. 


연이의 성격은 '알아서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누군가가 자신의 일에 지시를 하기 전에 이미 그 일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일을 기한 내에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정확하게 한 번에 처리하는 스타일이라 '일을 두 번 세 번 하는 스타일'과는 대치된다. 


그리고 연이에게 일을 배우는 후배나 지인들에게는 '알아서 할 수 스타일'에 맞춰 그들의 성격과 상황에 맞춰 '기다림'으로 끝을 맺는다. 결국 자신이 깨우쳐야 할 부분이 있기에 '먹이'보다는 '먹이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곤 했다. 돌려 얘기한다고 뜬구름 잡듯이 얘기한다고 직설적으로 얘기하기 하기도 하고, 비유나 예시를 들어 얘기를 해주면 다 듣고 '말하려는 요점'이 뭐냐고 되묻기도 한다. 


뭔가 딱 '이것 하면 모두 다 돼.'라는 정답을 알려줬으면 하는 '먹이'만을 바라는 상대에게는 연이의 방식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게 그들에게는 시간낭비처럼 느껴질 테니 말이다. 결국 그들은 원하고자 하는 길도 아니고 '지름길'을 원했다. 그렇게 하나 둘 알려주다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물어보는 콜센터가 되는 것을 알기에 연이는 그들의 요구에 어느 정도까지만 응수를 한다. 아는 것을 나눠주는 것인데, 야멸차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사사건건 간섭하며 1번은 이것하고 2번은 이것 하면 되고 3번은 이것 해라 또 했냐 안 했냐 왜 안 했냐 이러면서 그들의 자유도를 뺐으면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며 절대강자처럼 누리고 싶지 않다. 결국 그렇게 누군가를 가르쳐주는 것은 배우는 사람은 일일이 간섭하고 걸고넘어지니 스트레스고 가르치는 사람은 따라주지 않고 자꾸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니 스트레스다. 배우는 사람이 잠시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면 그때 길을 비춰주는 등대처럼 길을 비춰주면 된다. 결국 그들과 길을 같이 가 줄 수 있지, 대신 가 줄 수는 없다. 


그들이 잘 따라와 주길 바라는 '기다림'과 길이 보이지 않아 헤매고 있을 때 '빛'이 되어주는 존재면 아주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ABOUT '단미가'(단어의 의미가 가슴으로 다가올 때)


'어의 의가 슴으로 다가올 때', 일명 '단미가'는 연이가 어릴 적, 학창시절, 대학교 시절, 공시생 시절, 교행 근무하는 지금과 앞으로 있을 미래를 포괄하여 특정 단어의 의미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연이만의 '연이체'로 독자들에게 들려드리려고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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