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다 한 번쯤은 해보는 생각

나이 마흔에 온 사춘기.

by 큰 숲



나이 마흔에 온 사춘기.


" 그냥 확 망가져 보는 건 어때? "

-음... 너무 밑으로 가라앉자 버리면 다시는 못 올라오고 주저앉을까 봐 무서워.


" 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없어? "

- 그런 거 같기도 해. 나도 나란 사람에 대해 어디까지 믿음이 있는지 모르겠거든.


" 뭐가 무서운 거야? "

-음, 남들의 시선, 나 스스로의 자존감 하락, 결국 내가 제일 최악으로 생각하는 모습의 바닥 친 상태로 인생을 마감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


" 다른 길을 가 볼 생각은 왜 자꾸 하는 건데? "

- 못 가본 길을 걸어보고 싶어, 다른 길도 있구나 이 길을 걸어도 큰일이 나지 않는구나.. 느껴보고 싶은 거지 더 나이 먹고 겁이 많아지기 전에.


" 마음에 가장 남는 일은? "

- 확 밑바닥을 쳐 본 적이 없다는 거? 그래서 다시 일어나는 법을 모른다는 거, 내가 그 바닥을 박차고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이 안된다는 거.


퇴근길 혼자 있는 차 안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남들 하는 만큼 사는 평범한 인생이 제일 행복한 거라고 그렇게 믿고 살았는데, 그게 맞아?

어른들 말씀 틀린 게 없다고, 좋은 게 좋은 거다, 많이 살아 본 사람이 말하면 들어서 나쁠 거 없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큰 세대라 그런지 꼭 무얼 해야 되겠다 하는 마음을 갖기 전에 남들도 하니까 나도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이유도 모르는 경쟁의식을 가지고 살았지.

학생이니까 학교에 가고, 남들 다 가는 대학이니까 나도 가고, 대학을 졸업했으니 당연히 취업을 했고.

남들 다하는 일을 나도 해내야 했는데 본체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보니 남들 다하는 일을 따라가기에도 벅차 나라는 사람에 대한 탐구는 해 본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거지.


' 나는 뭘 하고 싶지?'

' ..... 모르겠어 '


'내가 뭘 잘 하지? '

' 음... 뭘 해도 평범한 거 같은데.. 모르겠는데.'


' 그럼 뭘 할 때가 제일 좋지?'

' 음... 놀 때 말고는 그것도 모르겠는데.. 노는 거 싫어하는 사람 있나? '


' 아 난 결국엔 그냥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인생이 베스트인가? '

' 아.. 머리 아파 내일 출근해서 해야 할 일도 바쁜데 그만 생각하자 '


' 그래도 내가 모르는 나의 능력이 있지 않을까? 그게 뭐지? 내가 아직 발견을 못한 것은 아닐까? '

' 뛰어난 능력이 있으면 이미 드러나야 했지 않나? '


' 그래도 이것저것 배워보고 싶은 건 많은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그런 거 해 보려면 이 나이는 너무 늦었나? '

' 바보,,, 남들 놀아서 혼날 때 같이 놀아보지,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반항도 못했을까? '

' 그렇다고 그렇게 훌륭하게 해낸 것도 없으면서, 이것저것 해봤으면 지금은 다르게 살고 있지 않을까? '


'결국 너무나도 어정쩡한 포지션을 가진 30대 후반의 여자.'

' 내가 이렇게 살자고 머리 아프고 치열하게 사는 건 아닐 텐데 진짜 원하는 나는 어떤 모습이지? '


결국 각종 매체에 나오는 젊은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또 자책 해댈 테지.


' 나도 어릴 때 이것저것 좀 해볼걸, 외국도 좀 길게 나가보고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에 좀 내 던져 저 볼걸.

뭘 그렇게 세상 무너질까 서툴고 느릴까 봐 조마조마했을까? 지금 이 나이 먹고 보니 남들보다 1년 2년 아니 10년을 돌아가도 본인이 자신 있는 모습 찾아서 미칠 수 있는 거 그거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텐데.

안 평범해도 본인이 만족하고 웃을 수 있으면 그게 행복한 거 아닌가?

남들 눈에 번듯한 직업 있고, 결혼도 하고, 애들도 낳고, 집도 하나 갖고 있고 그럼 행복한 건가?

본인이 만족하면야 상당히 행복한 사람이겠지만.

난 아니던데?

내가 욕심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돈을 더 가지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더 해볼 수야 있겠지만 꼭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삶.

그게 제일 행복이지 않을까?


'그럼 뭐부터 해봐야 할까? '

'아마도 내려놓기? 좀 두고 지켜보고 관망해 보기 '

' 지나고 보니 세상 안 무너지더라!! 몸소 체험하기 '


- 원인은 한 번도 내려놓지 못한 내 스스로겠지.

한 번도 될 대로 대라 흘려보내고 기다린 적 없었으니까.

조마조마하고 동동 구르고, 원하는 결과가 나와야 안도하고 마음이 편해지고.

뭘 딱히 해 볼 수도 없는 결과를 기다리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풀 죽고 다시 도전하고

그러면서 또 해내야만 했고

그런데 기뻐서 방방 뛴 적이 있었나?

바로 생각이 안 나는 거 보니 딱히 절실하게 원한 걸 가져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네.



' 내가 원하는 나는 어떤 모습이지? '



나이 40 먹고 다시 생각하려니 또 겁부터 나네

남들 사춘기에 다 하는 방황을 이제야 시작해야 하다니...

이 나이 먹도록 뭘 한 거야 대체!

남들이 보는 그냥 사는 평범한 여자 말고, 나!

나 좀 찾아보자!



'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방향을 잡을 수 있을까? '

' 어쩌면 답이 없는 상태가 아닐까? '

생각할수록 더 다급해지는 나를 더 먼저 마주하게 돼서 괴롭다

미치겠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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