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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저씨 Oct 03. 2023

가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

오랜만에 글을 쓴다. 한 달 정도를 글을 쓰지 않았던 이유는 무기력 증세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무기력한 기분이 들면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하면서 무기력을 이겨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냥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냥 무기력한 상태로 있었다. 물론 이겨내려 노력할 수 도 있었지만, 굳이 이겨내려 하지 않았다. 글을 쓰려고 컴퓨터에 앉아서 글을 쓰다가 지운적도 많다. 글을 쓰는데 공허하고 왠지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거짓으로 글을 쓰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택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물론 무기력증이 왔다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업무적으로는 오히려 더 바빴다. 출장도 많이 다니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리고 새로 준비하는 프로젝트도 2개가 추가되어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다른 것들은 무기력하기만 했다. 글도 쓰기 싫고 그림 그리는 것도 흥이 나질 않았다. 그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추석을 보냈고, 당연히 추석엔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5일간의 휴일 동안엔 일상적으로 하던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게임과 티브이 연속극만 시청했다. 그래도 처음 이틀은 방 청소에 밀린 빨래와 설거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3일 차에는 진짜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요즘 뜸하게 했던 일을 했다. '책'을 읽은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프로젝트에서 진행할 발표자료의 목차를 고민했다. 그리고 추석 이후 출판사에 투고하기 위해 지금까지 내가 썼던 글의 마지막 교정을 봤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휴일 마지막 날이 되었고, 드디어 브런치 앱을 열고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다. 누군가 나에게 강요를 한 것도 아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강요를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브런치에 접속하여 글을 쓰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몇 번이나 브런치에 접속하여 글을 쓰려했지만 실패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글을 쓸 수 있게 되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가을이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1년 4계절 중에 가을을 제일 좋아한다. 햇빛의 색감과 기온 그리고 나무와 풍경... 이 모든 것이 가장 아름다운 때가 가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가을이 나를 무기력증에서 탈출할 수 있게 손을 잡아주고 있다.


가을이 되어서 정말 좋다.


가을을 기다리며...(서촌에서, 나저씨가 아이폰으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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