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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진 (蒙塵) II

백성이 먼저인가? 임금이 먼저인가?

by Another time 자축인묘 Jan 26. 2025
월악산 (네이버)월악산 (네이버)

“ 아이 이기 우찌된 일이고? 간다카고 가지만 서도 어데가 길이고? 으잉?”

수풀을 헤치며 헤매는 이는 최장군 호색이었다.  

    

“ 근마는 분미 이 짝 길로 지 살끼라꼬 같을 낀데? 아이고~~ 무시라 무시라 어째 가도 가도 마카 풀떼기만 있는 기고?....”

탄금대에서 삼십육계( 三十六計) 줄행랑을 친 김장군을 찾는 최장군 호색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었다.

      

“ 하~~ 이 쥐새끼 같은 넘이 어데로 토낀기고? ”

최장군 추적 방향은 탄금대 남쪽이었지만 실제 순변사 김장군은 도성이 있는 한성을 향해  간신들을 구워삶아 뒤통수를 칠 요량으로 북으로 북으로 향하고 있었다.

      

“ 내 반드시 근마는 내손으로 칵~~~ 내 눈에 띄기만 캐봐라 그날은... 내 콱 마카 다 쪼사삘낀데~~ 근데 인마는 어데 있는기고?? 으잉??”

탈옥수를 찾는 것 마냥 최장군의 눈빛은 기필코 찾아야겠다는 마치 추노(推奴)꾼의 눈빛과 다름이 없었다.

     

‘이까지 찾았는데 없다카믄 방향이 틀린기라... 그카면 북쪽 한성 쪽 밖에 없다 아이가~~ 설마 근마가 도성 쪽으로 토낀기가?? 이 문디 자슥이 기어이?'

최장군의 추격점인 남쪽 월악산(月岳山) 동쪽 가치산 (加次山) , 서쪽 부용산(芙蓉山) 쪽을 쫒았지만 순변사 김장군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장군의 최후 (네이버)장군의 최후 (네이버)

“하~~~ 그카면 또 북쪽으로 가야 되는기가? ”

이젠 젊은 초급장군인 석장군의 한을 풀어줘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추가되어 짐승만도 못한 김장군을 아니 추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 최장군 호색이었다.

산딸기 (네이버)산딸기 (네이버)

"이기 이기 와이리 쌔그럽노? "

마침 봉우리를 펼치지 않은 산딸기를 씹으며 호색은 북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선조 (불멸의 이순신)선조 (불멸의 이순신)

"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어떻게?"

좌불안석 (坐不安席 )인 선조는 어찌할 바를 몰라 소리만 지르며 대신들에게 답을 내놓으라며 윽박지르고 있었다.


" 짐은 곳 하늘임을 모두 잊었단 말이냐? 그대들은 군신(君臣)의 법도( 法度)를 정녕 잊었단 말이냐? 하라면 해야 되는 것이 그대들과 백성들 몫이 아니던가? "

 

"전하~ 말씀은 맞사오나 현 시국에서는 어찌하든 백성을 안심시키고 막아낼 방도를 찾으셔야 되옵니다... "

영의정 유룡(柳龍)은 현실적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


" 알지요 잘~~~ 알지요~~ 그래서 부산, 상주, 새재, 탄금대 다~~~  왜군한테 다 넘겼단 말이오??  전부 다 말이오??~~~ 대신들이 걱정하지 말라 하시 않았소?? 안 그렇소? ~~~~ ~~ 다 뺏겨 놓고 무슨 할 말이 그리들 많은 것이오 들~~~~ 속수무책 당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요?"

선조 본인의 입에서 어찌 이런 망발(妄發 )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모든 책임과 과실(過失)은 지존(至尊)인 임금의 몫임을 까맣게 잊은 듯 대신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이가 조선 임금 선조였던 것이다. 


"어찌 되었든 왜군이 며칠사이  들이 닥칠것이니 대신들은 금일 중으로 파천(播遷)을 논하시오!!!"


그때였다

충언을 고하는 신하 (네이버)충언을 고하는 신하 (네이버)
" 신~ 병조 참판 홍신(洪信) 아뢰옵니다. 작금(昨今)의 상황은 잘 아는 상황이오나... 파천(播遷 ) 즉 몽진(蒙塵)을 행(行)함은 백성을 버리고 궁(宮)을 버리는 것이옵니다... 이는 곧 조선... 나라를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 사료되옵니다. 부디 다른 방법이 없을지 대신들의 생각과 방법을 논 하셔야 되옵니다 전하 윤허하여 주시옵서서~~"

병조 판서도 아닌 병조 참판 홍신(洪信)은  목숨을 각오하고 임금인 선조에서 현실 상황을 직언(直言)하고 있었다. 


" 아니~~~ 저자가~~~~ 참판인 주제에 겁도 없이~~~~ 어느 안전이라고 그런 망발을 하시는 게요?"

어전회의에 끼어서는 안 되는 목소리가 선조 임금의 뒤편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는 선조의 경호를 맞고 있는 내금이장(將) 박성(朴聲)이었다. 어전회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박성의 큰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 내금위장! 어찌 어전회의에 내금위장의 목소리가 들린단 말이오~~"

영의정 유룡의 지적이 있고 난 후 내금위장의 말이 이어졌다...

내금위장 (네이버)내금위장 (네이버)

" 대감~~ 지금 그걸 말씀이라 하십니까? 지금은 전시상황이고 어찌 됐던 나는 내 본분인 전하를 모셔야 됩니다~~~ 다른 것은 다 필요 없고 전하 지존을 모셔야 된단 말입니다 대감~~"

오히려 영의정 유룡을 향해 역정을 내는 이는 내금위장 박성(朴聲 )이었다. 


" 그만들 하시오!!!! 그만들~~~~"

이 혼란한 상황에 극도의 피로가 왔는지 선조의 고함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7

" 전하~~~ 지금 왜군들이 코앞에 왔다고는 하지만 아직 닷새정도는 시간이 있사옵니다.. 신 병조 참판이 조선의 심장 한성을 지킬 것이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조선의 심장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병조 참판의 결기에 찬 포효에 그동안 고성으로 오갔던 어전회의는 순간 쥐 죽은 듯 고요에 빠져들고 있었다. 


" 흐음~~~~ 내 잠시 바람을 쏘이고 올 것이니~~ 그리들 아시고... 그동안 대책을 강구하기 바라오~~~ 흐음~~"

조선 지존 선조는 또 중요 결정을 뒤로 미루고 대신들에게 떠 넘기는 추하고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어색하고 불편한 자리를 피하는 전형적인 선조다운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어전회의 (네이버)어전회의 (네이버)

" 하~~ 지존이 없는 어전회의라~~~~ "

영의정 유룡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유룡이라 하지만 엄연히 조선의 지존이 존재하는 상황에 조선을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을까 생각의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병조 홍참판은 중앙의 중. 좌·우·전·후의 오위도총부(五衛都摠府 )를 통솔하여 방어에 만전을 기하길 바라네... 부족함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홍참판에 일을 맡기는 것이니 분골쇄신(粉骨碎身) 해 주시길 바라네..."


" 예~~ 대감 령 받들겠나이다~~"

병조 참판 홍신(洪信)은 영의정 유룡의 명을 지체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죽음을 각오한 그 무엇이 빛나고 있었다. 


" 여러 대신들은 들으시게~~ 현 상황을 만든 본인인 나를 포함한 모든 대신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될 것이오~~~  백성들을 이끄는 것은 충언을 직언하여 전하께서 현명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것이 참모인 대신들의 역할인 것을~~~~ 그 어느 누구도 행하지 못했음을 알아야 될 것이오!!!"


"  사대(事大)를 지켜오던 왜인(倭人)마저도 이런 참담한 사건을 터트렸소이다.... 그동안 병조 판서 율곡(栗谷 ) 이이(李珥) 대감의 십만양병설(十萬養兵說 )도 모두 우리 대신들에 의해 없던 거로 되지 않았소이까?? 이제 와서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이제라도 종묘사직(宗廟社稷)을 지키고 방어편제를 전환하는 계기를 생각해 보아야 하는 때이지 싶소이다.... "


"종묘사직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파천은 피할 수 없는 일... 어찌하면 좋겠소이까? "


파천을 논하는 신하(네이버)파천을 논하는 신하(네이버)

" 대감~~ 임금은 곧 조선이옵니다... 어찌 되었든 전하의 옥체는 보존을 하여 훗날을 도모해야 되옵니다. 대감~"

왜란이 발발하자 어영대장과 우의정을 겸한 서인의 좌장 격인 윤수(尹壽)의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었다.


" 파천은 금일 밤 시행을 해야 될 것입니다.... 어서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서인의 좌장 우의정 윤수는 임금이 조선은 하나라는 그의 생각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 저도 압니다~~ 모든 대신들의 과오를... 저 또한 그 범주에 속함을 저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습니다. 대신들의 중지를 모아 이번은 하루라도 빨리 채비를 서둘러야 됩니다. 영상대감~~"

우의정 윤수의 말이 떨어지자 영의정 유룡의 머릿속은 복잡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대신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

영의정 유룡의 물음에 주위는 고요함 그 자체였다. 파천은 안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현실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 내 대신들의 의견을 전하께 말씀드리겠소이다~~~ 홍신(洪信) 병참은 특히 령을 잘 따르기를 바라오... 내 그대에게 중차대한 짐을 맡겨 마음이 편칠 않소이다... 병참 대감..." 

영의정 유룡의 마음은 특히 직언을 서슴지 않고 조선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는 병조 참판 홍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 걱정 마십시오 대감~~ 내 온몸을 다 바쳐... 적의 수급이 다 떨어져 나갈 때까지 지키고 싸울 것이니... 다른 대신들은 전하를 잘 보필하시어... 종묘사직을 보존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영상 대감~~~"

홍신의 눈에서 항전(抗戰 )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또한 그는 동료 대신들과 이것이 마지막임을 직감하듯  뜨거운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0

" 상선!!! 서희(徐戱)라는 여인은 어찌 된 것인가?"

상선을 부르는 선조는 교태전에서 보았던 서희(徐戱)를 찾고 있었다.


" 예~~ 전하~~ 별궁에 이미 준비가 되었사옵니다 전하~~~"

나라가 풍전등화(風前燈火)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선은 지체 없이 어명을 받들어 이미 무수리 서희를 목욕재계 (沐浴齋戒)시키고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 그래 어디 보자꾸나~~~"

선조의 발걸음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안 그래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머리를 식힐 뭔가를 찾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오전에 보았던 묘한 향을 풍긴 서희라는 인물이었다.


" 고개를 들어 보거라~~ "

선조의 용안을 감히 보질 못하고 있는 서희를 향해 임금인 선조의 명이 떨어지고 있었다.

무수리 (네이버)무수리 (네이버)

순간 서희는 상선의 지적 사항을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은 서희(徐戱) 너는 무수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니라~~ 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가 서희 너를 부르는 직함이 달라질 것이니라... 이점 잘 명심해야 될 것이야~~ 알았느냐?'


" 예~~ 전하~~ "

얼굴을 들어 올린 서희의 표정은 약간의 무서움과 공포가 따르고 있었다. 


" 어허~~ 내 어찌??"

멀리서 들어 올린 서희의 얼굴은 양귀비와 같은 절세미인도 아니요 얼굴에 인성이나 귀한 풍모가 전혀 느껴지질 않고 있었다. 그런 선조 본인도 왜 그녀를 보자 했는가 후회 막심한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이리~~ 이리 가까이 와 보거라~~"

선조는 그녀를 가까이 불러 오전의 향(香)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


" 예~~~ 전하~~"

서서히 서서히 조선 임금 선조의 곁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특유의 향이 선조를 몽롱하게 만들고 있었다.


노루 (네이버)노루 (네이버)

"이 향이 정녕 그대에게 나오는  것이냐?~~~ 이리~ 이리~ 가까이 더 와보거라!!!"

선조는 그윽한 향에 취해 서희에게 질문을 하며 더 가까이 올 것을 명하고 있었다.


" 예~~ 전하~~ 제 몸에서 나오는 체취(體臭)이옵니다~~"

서희는 사향(麝香)을  몸에서 나는 냄새라 새빨간 거짓을 고하고 있었다. 사향이라 이야기했다면 그 누구도 궁(宮)에서는 허하지 않는 향수를 들여온 것이라 죽음을 면치 못할 일이었다. 왜냐하면 사향은 궁(宮)에선 약재로는 사용이 되지만 향수로서는 일절 금하는 금기중의 금기의 향수였다 사향은 상대를 취하게 하는 마력을 가진 향이므로 정신을 어지럽힌다하여 일절 금하는 품목 중에 하나였던 것이었다. 약재로도 구하기도 어려운 사향을 향수로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특히 무수리가 그 향을 쓴다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 일로 아예 생각 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서희 남매와  어머니 최간(崔姦)은 이것을 노리고 있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 친다는 말은 이 거대한 도박을 두고 한 말이었다. 희는 순간 오빠인 서사(徐邪)의 쪽지를 생각해 보았다.


' 희야~ 니가 얼마나 고생이 많은 줄 오빠인 나는 잘 알고 있느니라~~ 니가 스스로 궁(宮)에 들어간다 할 때 내가 그렇게 말렸지만... 너는 이 길이 중인(中人)인 우리 집안이 사대부 못지않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려 왔느니라~~~ 내 어찌 됐던 희(戱) 너와 우리 식구가 사대부 못지않게 떵떵거리며 살 방법을 찾을 것임을 너도 잘 알고 있을 줄 안다.. 이제 잘 듣거라 이 방법밖에 없으니 잘 대처해서 사용하기 바란다~~ 이 가루는 노루에서 나오는 신비의 약효이자 향수로 사용되는 사향이라 하는 것이니라. 이걸 궁(宮)에 사향이라 이야기하면 절단이 날 것이니... 이걸 다른 분가루와 섞어 얼굴에 바르면 될 것이야. 얼굴에 점이 생긴다 하여 먼저 상궁들과 교태전 마님들께 윤허를 먼저 받아야 될 것이야... 그리고  어찌 됐던 임금님이 오시는 때를 잘 맞춰 주위를 끌고 이목을 집중시켜야 될 것이야... 그다음은 이제 희(戱) 네 몫일 것이니~~~ 내 동생 희야 이 글이 동생 희로 부르는 마지막 쪽지 이기를 바란다... 다음에 부를 때는 어찌 되었든 마마님으로 불리기를 기원하며  오빠 서사(徐邪)가~~~'
임금의 합방 (네이버)임금의 합방 (네이버)

" 이리~~ 이리~~ 가까이!!! 흐음~~~~"

전시 상황이 어찌 됐던 그윽한 향기에 끌린 선조는 묘한 향을 풍기는 서희를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그녀를 품고 있었다. 전쟁이 나던 파천을 하던 그것은 그것이고 그저 본능에 충실하는 인물이 조선의 임금 선조였던 것이다.  


" 전하~~~ 아이~~~ 이러시면~~~ 이러시면!!!"

죽어도 아니 되옵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이러시면~~~이러시면을 돼 읊는 서희는 극적으로 성은(聖恩)을 입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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