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소식

by 다구

말이 조금 어눌하신 손님이 오셔서 밥을 달라고 하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는 못 알아듣겠어서 그냥 밥을 주었다. 혼자 오셨고 밥 2 공기에 소주도 하나 마셨다. 그리고 결제를 안 하고 그냥 가고 있길래 쫓아가서 물어봤더니 다음에 와서 준다고 하고 갔다. 집이 근처인 거 같아서 쫓아가려다 무서운 일이 벌어질까 봐 그러지는 못하였다.


그때 다른 손님이 방금 간사람 돈을 내고 갔냐고 물었다. 알고 보니 옆집에 살고 있었고 돈이 없을 거라고 하였다. 처음부터 너무 배가 고픈데 돈이 없어서 그런데 밥 줄 수 있냐고 물어보면 줬을 거 같다. 하지만 그냥 말도 안 하고 가버려서 순간 욱했던 거 같다.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원래는 아침마다 러닝도 하고 멀쩡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씻지도 않고 일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옆집에 사는 손님들이 다시 오셨는데 돈 안 내고 그냥 갔던 손님이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떤 남자가 계속 누워있어서 이장님께 신고했더니 숨을 쉬지 않는다고 하였다. 나보고 그때 돈 안 받고 밥을 준 것을 잘했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들으니 뭔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배가 고파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차갑게 대했던 것이 괜히 마음에 걸렸다. 조금만 친절하게 대할걸 그랬다.


고등학교 때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친구 아버님이 운영하시는 무료 급식소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문득 그때의 생각이 났다.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만드시면 우리가 가져다주고 치우는 일을 하였다.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오셔서 밥을 드셨던 것이 떠올랐다. 그때는 친절하게 했으면서 왜 예민하게 굴었을까 반성을 하였다. 기분이 태도가 되어서 그런 거 같다. 바쁘기도 한데 괜히 신경 쓰이게 해서 짜증이 났었다.


책에서 베풀면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온다는 말을 보고 믿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상황이 되면 까먹는 거 같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잊지 않게 계속 되뇌고 친절하게 행동하고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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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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