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현역색
1-7) 자하가 말했다. "현인을 존중하여 얼굴색을 바꾸고, 부모를 섬기되 능히 그 힘을 다며, 인군(人君)을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바치며, 벗과 더불어 사귀되, 말함에 성실함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말하겠다.
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 能竭其力, 事君 能致其身, 與朋友交, 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자하왈, 현현이-역-색, 사부모 능갈기력, 사군 능치기신, 여붕우교 언이유신, 수왈미학 오필위지학의)
賢賢易色 현현역색 또는 현현이색은 번역할 때 여러 의견이 있다. 소준섭 선생님은 이를 "얼굴색을 바꾼다"로 번역했지만, 다른 번역본에선 "현자를 미인보다 더 존중한다"고 번역하기도 한다. 누구나 미인을 좋아하지만, 미인보다 현자를 더 좋아해야 한다는 풀이다. 어느쪽 번역이든 이 문장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진실되게 현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라 해석할 수 있다.
부모를 모실때는 그 힘을 다해야 하고, 임금을 모실 때는 그 몸을 다 해야 한다. 그리고 친구와 교류할 때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논어에서 '친구'와 관계를 말할때 마다 꾸준히 믿음[信]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믿음은 친구 사이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자하는 이런 사람이라면, 배우지 않았어도 배운 사람이라 말하겠다고 말한다. 학벌 위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사람의 사람됨을 보기 보다는, 그 사람이 나온 학교만 집중한다. 이는 본말이 뒤집힌 일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훌륭한 사람이라 칭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성(人性)이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하는, 그 사람의 학벌보다도, 그 사람의 사람됨을 평가해야 하며, 그것이 '배운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을 학벌과 성적등만 가지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도록 하자. 중요한 것은 그 사람됨이다.
-3월 12일 조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