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동료가 퇴사한다.
내일이 마지막 날이다.
그녀와 처음 이야기를 나눈 건 꽤 오래전, 복도에서 우연히 나눈 농담이었다.
"87년생 정묘년? 붉은 토끼는 참지 않지!"
내가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웃었다.
그렇게 시작됐다.
그 한마디로 우리는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들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조금은 촌스럽고, 조금은 단단한 동질감을 나눴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작은 손뜨개 인형과 손글씨 편지를 건네받았다.
행복한 쿼카씨라는 이름의 키링.
작고 말랑한 털실로 만들어진 동그란 얼굴,
진짜로 웃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괜히 뭉클했다.
편지에는
그 동질감에 대해,
자주 여리고 쉽게 아파하는 마음들에 대해,
그럼에도 따뜻하게 살아가자고 했던 다짐이 적혀 있었다.
더 많은 말을 나누진 못했지만,
서로 좋은 사람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도.
읽는 내내 마음이 울렁였고,
문장 끝마다 조용한 울림이 남았다.
눈물이 찔끔 났다.
생각보다 깊은 감정이 거기 있었고,
나는 그걸 알아볼 수 있었다.
회사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날은 많지 않다.
바쁘게 일하고, 가볍게 웃고, 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곤 하니까.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말 한마디와, 짧은 편지 한 장이
이렇게까지 마음을 흔드는 날은 흔하지 않다.
나는 쿼카씨 키링을
사물함 옆에 달아두기로 했다.
아무 일 없는 날에도
괜히 쳐다보게 될 것 같아서.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오늘의 이 감정을 기억해주고 싶어서.